“어른으로서 미안함과 책임감 느낀다”… 합동분향소 첫날부터 조문 행렬 이어져

김민소 기자 2022. 10. 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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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유승경(77)씨는 31일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

용산구 이태원에 거주하는 장시원(28)씨도 이날 정오 녹사평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사 현장 근처에 살면서도 도움이 되지 못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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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녹사평역 광장에 희생자 합동분향소 마련돼
“애도 동참합니다” 이태원에는 적막만 감돌아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유승경(77)씨는 31일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 어린 나이에 희생된 젊은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는 유씨는 오전 10시 조문이 시작되자마자 헌화와 묵념을 했다. 그는 “3년 동안 움츠렸던 젊은이들이 이제야 막 날개를 펼쳐보려는데 이런 참혹한 사고가 발생해 어른으로서 미안함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31일 오전 10시 서울 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김민소 기자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시청광장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합동분향소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을 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헌화를 마친 시민들은 희생자들에게 하고픈 말을 각자 방명록에 남기고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 중에는 사망자들과 나이대가 비슷한 젊은 시민들이 많았다. 이날 오전 11시 시청광장을 찾은 대학생 김민영(21)씨는 “희생자들이 대부분 또래라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며 “3년 만에 찾아온 ‘노 마스크’ 핼러윈이라 다들 설렘을 안고 갔을 텐데... 부디 하늘에서는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용산구 이태원에 거주하는 장시원(28)씨도 이날 정오 녹사평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사 현장 근처에 살면서도 도움이 되지 못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30일 오후 9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임시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김민소 기자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역 근처에도 애도 물결은 이어졌다. 지난 30일 저녁 9시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20m가량 떨어진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희생자들을 위한 임시 추모 공간이 만들어졌다. 수북이 쌓인 국화꽃 위로 시민들은 각각 꽃과 편지, 술, 음료수 등을 하나씩 놓고 가고 있었다.

이곳에 ‘하늘보리(음료)’ 한 병과 국화꽃을 놓고 간 정모(31)씨는 “이태원역 인근에 거주해서 매일 지나다니는 곳인데, 이런 참사가 벌어진 게 실감이 안 난다”면서 “희생자를 비난하기보다 애도에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근처 상인들도 국가애도기간 동안 가게를 휴점하며 희생자 애도에 동참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10시 참사가 벌어진 골목 끝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던 30대 강모씨는 직원 다섯명과 함께 가게 주위를 감싸고 있던 핼러윈 장식을 거두는 중이었다.

강씨는 “희생자를 위해 11월 5일 애도기간까지 인근 가게들과 함께 휴점을 할 것”이라며 “참사 당시 경황이 없어 바로 가게 문을 닫아, 남은 핼러윈 장식을 지우고 애도를 표하고자 가게에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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