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유기준 교수팀, 3차원 뇌신경 인터페이스 전극 시스템 최초 개발

허서우 인턴 2022. 10. 3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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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유기준(왼쪽) 교수와 고려대 조일주 교수. 사진 연세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허서우 인턴 기자 = 연세대는 전기전자공학과 유기준 교수 연구팀(이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조일주 교수 연구팀과 협업 연구를 통해 폴더블하고 유연한 3D 구조의 신경 인터페이스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뇌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임플란트하여 뇌 표면과 피질 내부에서 나오는 뇌파를 동시에 측정하고 이 둘 사이의 연관성 규명에 대한 가능성을 최초로 제시했다.

기존 실리콘 기반 소자와 비교해 월등히 좋은 뇌 조직·디바이스 간의 기계적 교합성을 가진 해당 뇌파 측정용 3차원 전극은 뇌의 표면에서 발생하는 생체신호와 뇌 피질 내부에서 발생한 생체신호를 각 조직에 분포된 다채널 전극을 통해 효과적으로 기록했으며, 연구팀은 이를 통해 뇌의 층마다 가진 신경 분포 및 3차원 신경 신호 전달 기전을 확인하는 데에 성공했다.

수십 조개의 복잡한 신경망으로 구성된 인간의 뇌를 분석하고, 여러 신경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특히, 생체 삽입형 전극 어레이를 통한 신경계 활동을 진단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은 차세대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 및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의 발전의 초석이 되는 연구로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창기에 개발된 생체 삽입형 디바이스는 삽입 시 뇌 조직과 유사한 물리적 탄성계수를 지닌 유연한 물질로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체내 진단용 의료기기로서 부적합했다. 따라서 생체 삽입형 디바이스에 있어 임플란트 환경과 유사한 물리적 성질을 지니는 유연한 소재로 뇌 손상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이러한 이유로 유연한 고분자 기판을 활용한 뇌 표면 부착 형태의 피질전도(Electrocorticography, ECoG), 탐침형 전극(Michigan Probe) 형태의 신경 인터페이스 제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두 가지 형태의 디바이스는 각각 뇌의 표면 및 심부에 임플란트 되어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뉴럴 전기 신호를 기록하고 이를 뇌 병변 등의 진단 및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해당 기술은 기계적 부적합에 의한 뇌 조직 내의 면역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물질로 이루어진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아교세포의 전극 인캡슐레이션에 의한 디바이스 성능 저하를 효과적으로 막으며 장기적인 신경 신호 측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두 형태 모두 디바이스의 제한적인 구조상 뇌에 직접적으로 부착 혹은 탐침 된 부위에서 발생하는 '평면적인' 신경 활동을 국소적으로 기록한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최종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뇌의 신경 활동 및 그 구조가 3차원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 착안, 기존의 2차원적인 신경 인터페이스 구조를 3차원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본 방식의 획기적인 차별성은, 디바이스의 크기와 상관없이 뇌 표면의 활동과 뇌 안쪽에서 근원 하는 신경 활동의 연관성을 유추하는 데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이는 대면적으로 3차원적인 신경 활동을 진단함으로써 현재까지 알 수 없었던 인간의 인지기능 발현 및 질병의 원인 등을 실시간 진단이 불가능한 자기공명 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혹은 컴퓨터 단층 촬영(Computed Tomography, CT)을 넘어서 3차원적 뇌 구조를 정확하게 전기생리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교하게 설계된 이 신경 인터페이스는 기존에 연구되던 디바이스와 달리 팝업 구조를 통해 2차원 형태의 평면 구조에서 3차원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공정 방식이 채택됐다. 먼저 이미 당겨진 형태의 탄성 기판에 2차원 평면 형태의 전극 패터닝이 진행된 디바이스를 부착한다. 다음으로 이미 당겨진 탄성 기판이 제자리 형태를 갖출 때, 뇌 심부로 들어가게 될 탐침 부분의 전극이 문의 경첩처럼 위쪽으로 힘을 받아 접히면서 양면의 신경 신호 기록 전극을 가진 4개의 탐침형 전극으로 재탄생한다.

해당 디바이스가 뇌의 표면과 심부에서 나오는 신경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인간의 손과 같이 사물 감각 기능을 수반하고 있는 쥐의 수염을 일정 방향으로 자극하면서 관찰되는 뇌 표면 및 피질 내부 감각피질 층별 활동전위를 동시에 기록했다. 실험 결과, 임의의 수염 자극이 감각피질에서 국 부장 전위(Local Field Potential, LFP)의 파형 세기를 증가시키고, 잇따른 뇌 감각피질에서 단일 활동전위 신호(Single Spike)를 발생시키는 것을 위 디바이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는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신경성 뇌 질환 및 인지기능 등 인간의 생명 활동 메커니즘을 보다 차별화된 3차원 구조 접근 방식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사물 감각을 통한 뇌파 발현과 더불어 복잡한 신경회로의 연결성을 국부적으로 기록할 수 있었던 기존 연구를 3차원으로 확장한 이번 디바이스 형태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그동안 물음표로 존재하던 뇌의 기전 연구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 유기준 교수는 "우리나라 신경과학 기반 연구의 학술적 발전 및 의공학 기술 발달 및 각종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 및 관련 사회 문제 해결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eo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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