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용 부른 검찰, 8억 경위 안 묻고 “가족 챙겨라” 설득

손현수 2022. 10. 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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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도중 8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구속기한이 절반을 넘겼지만, 검찰은 여전히 김 부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관계와 대장동 사업 초기의 의사 결정 과정 등을 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김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 질문보다, 2000년대 중후반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 대장동 일당과의 인연 등을 주로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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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수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도중 8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구속기한이 절반을 넘겼지만, 검찰은 여전히 김 부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관계와 대장동 사업 초기의 의사 결정 과정 등을 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부원장의 입을 열기 위해 “가족을 챙기라”거나 “스스로 인생을 돌보라”는 설득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지난 22일 구속한 김 부원장을 23∼27일 닷새 연속 불러 조사하고, 일요일인 30일 오후에도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김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 질문보다, 2000년대 중후반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 대장동 일당과의 인연 등을 주로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등과 쌓은 오랜 인연을 강조해, 김 부원장이 받았다는 돈이 이 대표 쪽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검찰은 또 2006년 지방선거와 2008년 총선에서 낙선한 이 대표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사실과 각각의 득표율을 언급하며, 당선 배경에 대장동 개발 공약과 김 부원장 등의 지원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사업이 오랜 세월 이 대표의 ‘정치적 자산’으로 이용된 정황을 들어, 개발 과정의 인허가 등 특혜와 개발 이익을 거래했을 가능성 등을 부각한 셈이다.

반면 김 부원장에게 돈이 전달된 과정 등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검찰은 자금 전달의 핵심 물증으로 꼽히는 전달자 이아무개씨의 자필 메모와 돈을 옮긴 가방 등은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김 부원장 쪽은 검찰이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 질문과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김 부원장의 휴대전화(아이폰)를 확보했으나, 김 부원장은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김 부원장 쪽은 “방어권 차원에서 비밀번호를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의 이런 태도에 당혹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원장을 조사하는 검사는 ‘왜 바닥만 보고 있느냐’ ‘질문해도 답을 안 하니 답답하다’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등 수차례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또 김 부원장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결정하고 챙겨라’ ‘자기 가족은 스스로 챙기는 것이다’라는 등 설득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면 조사 과정의 어려움과 별개로, 김 부원장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인다. 이미 상당 부분 증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김 부원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법정에서 핵심 증거들을 공개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원장이 재판에서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부정하면 증거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조사 단계에서 패를 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객관적인 증거에 대한 입증은 향후 공판 과정에서 하나하나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 조서를 작성한 뒤, 그 모순점을 지적하는 반증을 제시하는 공판 전략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조사 과정에서는 전략적으로 증거를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기소 뒤 적법절차에 따른 반증들을 제시해 압박할 수 있다”고 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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