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빌딩 시뮬레이터2 "게임만 해도 컴퓨터 조립 박사가 된다"

최은상 기자 2022. 10. 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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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조립 과정을 섬세하게 배울 수 있는 최고의 디테일

"PC 빌딩 시뮬레이터하고 컴퓨터 박사가 됐습니다"

스팀에 올라온 3만6289개의 유저 평가 중 무려 94%가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컴퓨터 덕후, 이른바 '컴덕'들의 극찬을 받은 'PC 빌딩 시뮬레이터'의 후속작이 출시됐다. 원작보다 더 많고, 더 다양한 부품들을 선보인다. 

스파이럴하우스가 개발한 'PC 빌딩 시뮬레이터2'는 스팀에서 플랫폼을 옮겨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단독 판매 중이다. 이 게임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서사나 콘텐츠는 없다. 그저 컴퓨터를 수리하고 제작하며 판매할 뿐이다.

컴퓨터 만지작거리는 게 뭐가 재밌다고 후속작까지 나오게 된 것일까. 그 근간에는 사실성에 기반한 교육적 효과가 있다. 수리하고 제작하는 과정이 매우 현실적이다. 나사를 조이고, 풀고, 마지막 선 정리까지 PC 조립의 모든 과정들이 섬세하게 반영되어 있다. 마치 컴퓨터 조립 학원에 온 느낌이다.

아울러 엔비디아, 인텔, HP, 에이수스, 벤큐, AMD 등 컴퓨터를 잘 모르는 이들도 들어봤을 메이저 회사들의 부품이 게임 내 구현됐다는 점도 한몫한다. 각 회사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은 실제 부품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는 컴덕들의 덕심을 자극한다.

콘텐츠는 크게 두 가지다. 컴퓨터 수리, 또는 컴퓨터 조립 의뢰를 처리해주고 돈을 벌어나가는 '커리어 모드'와 자유롭게 컴퓨터를 조립해 볼 수 있는 '자유 제작 모드'다. 컴퓨터 조립에 문외한이더라도 '튜토리얼 모드'가 상세하게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장르 : 시뮬레이션 게임
출시일 : 2022년 10월 13일
개발사 : 스파이럴하우스

플랫폼 : PC 



■ 교육적 가치가 높은 극사실적 콘텐츠

나사 하나까지 직접 풀어야 한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PC 빌딩 시뮬레이터는 컴퓨터 부품을 아예 모르는 유저라도 빠르게 배워나갈 수 있다. 기자 역시 컴퓨터로 게임만 할 줄 알지 조립은 한 번도 안 해 본 초심자다.

하지만 튜토리얼만 끝마쳐도 컴퓨터 박사가 된 것만 같은 근자감이 샘솟는다. 컴퓨터를 새로 사면 언제나 완제품을 주문했는데 "다음에는 부품 하나씩 사서 커스터마이징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초보자 시선으로 봤을 때 PC 빌딩 시뮬레이터2가 교육용 게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게임 전반이 실습의 연속이다. 게다가 자세하고 세심하다. 본체를 덮고 있는 케이스의 나사 위치와 푸는 것부터 설명한다. 

튜토리얼을 마치면 전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어느정도 생긴다. 그래픽카드는 어디에 꽂아야 하는지, 선은 어디와 어디를 연결해야 하는지, 메모리 위치는 어디인지 등 가장 기초적이지만 가장 어려운 과제를 게임을 통해 단번에 습득한다. 

엔비디아, AMD 등 실제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게임 내에 구현되어 있다 

다양한 공식 브랜드가 구현되어 있다는 점은 마케팅 가치에서 더 나아가 유저들의 동기부여가 된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컴퓨터 부품을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직접 고른 후 조립 전 과정을 몸에 익힐 수 있다. 자유 제작 모드를 통해 본체 케이스, 그래픽카드, 메모리, 쿨러, 파워 등 실제로 사용하고 싶은 부품을 골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컴퓨터 조립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은 PC 구매 시 완성본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조립 방법에 대한 무지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떤 부품끼리 호환이 되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부품까지 다 사놓고 파워가 안 맞아서 작동이 안 되면 낭패가 아닌가. 

PC 빌딩 시뮬레이터는 이를 위해 단순 조립뿐만 아니라 완성된 컴퓨터의 세부 스펙과 작동 여부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흔히 우리가 게임 설치 전에 벤치마크를 돌려보는 것과 동일하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파워 부족' 등 원인에 대해 알려준다. 

직접 만든 컴퓨터의 성능과 호환 문제를 벤치마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컴퓨터 가게를 경영하는 '커리어 모드'

고객의 요구에 맞게 직접 컴퓨터를 조립해야 한다 

교육적인 가치가 높더라도 게임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PC 빌딩 시뮬레이터2의 재미 포인트는 커리어 모드다. 

플레이어는 컴퓨터 가게 직원이다. PC를 수리하고 제작하며 판매하는 일을 한다. 처음에는 도색, SDD 카드를 교체하거나, 케이스 유리를 바꿔주는 등 간단한 작업으로 워밍업을 시작한다.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기 전인 맛보기 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주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커리어 모드도 실제 장사와 비슷하다. 모든 작업의 시작은 이메일이다. 틈틈이 업무 PC를 확인하며 어떤 의뢰가 들어왔는지 확인해야 한다. 매일 부품 재고를 확인하며 어떤 제품을 발주해야 하는지까지 관리해줘야 한다. 

메일을 통해 주문을 수주받는다 

장사의 성공에는 디테일이 중요하다. PC를 어떤 색으로 꾸밀지, 페이스트는 충분히 도포했는지 등이 성패를 좌우한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써줘야 한다. 

PC 빌딩 시뮬레이터2의 작업 방식은 일정하고 반복적이다. 주문을 수주하고, 주문에 맞는 부품을 발주 그리고 조립 이 세 가지 루틴의 반복이다. 하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수주 작업들은 건마다 제각각이고 요구하는 디테일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루틴이 전부는 아니다. 매장의 전반적인 시설 유지 보수를 해야 한다. 게다가 심화 과정으로 고장 난 PC를 할인된 가격에 구입해서 수리해서 이윤을 올리는 콘텐츠도 나름의 재미를 준다. 

 

■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부족한 편

디테일이 엄청나지만 게임으로써 가장 중요한 '재미'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PC 빌딩 시뮬레이터 시리즈는 교육용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근본이 게임인 이상 재미와 콘텐츠의 깊이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미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다양한 변수와 선택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고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하는 것으로부터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PC 빌딩 시뮬레이터2의 커리어 모드는 변수와 대처 측면에서의 깊이감이 떨어진다. 운영에서 오는 긴장감이 없다. 

물론 사실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에 디테일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다양한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서도 소재가 매우 유니크하다. 컴퓨터 마니아의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공식 브랜드 제품 구비까지 완벽하다. 

하지만 대중적이진 않다. 너무 마니아스러운 감성에만 충실했다. 일반 유저들이 접근하기엔 그 허들이 너무 높다. 컴퓨터 조립 교육 목적 혹은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 게임을 사야 할 이유를 찾긴 어려워 보인다. 

이 게임을 직접 즐겨본 컴퓨터 판매업 종사자에게 물어보니 의외로 디테일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가령 메모리 호환 문제다. 원래는 주파수가 다른 메모리를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PC 빌딩 시뮬레이터2에서는 작동이 되지 않는다. 원래대로라면 주파수가 높은 메모리가 낮은 쪽의 수치로 맞춰진다. 

현실과 똑같은 환경을 제공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 게임이기 때문에 이는 치명적이다. 누군가는 잘못된 지식을 배울 수도 있다. 현실감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도 마이너스 요소다.

장점

1. 실제 컴퓨터 조립 과정을 그대로 옮겨 놓은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2. 메이저 브랜드 회사의 제품을 구현하여 컴퓨터 마니아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3. 커리어 모드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 시뮬레이션 게임 초보자게도 무리 없다



단점

1. 변수와 선택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이 거의 없어 긴장감이 떨어진다
2. 사실적인 디테일에 집중했으나 현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 괴리감이 생긴다.
3. 마니아스러운 감성에 충실해 일반 유저들이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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