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만 더”…이태원 현장서 난간 위로 시민 끌어올린 의인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2022. 10. 3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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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건물 위쪽 난간에서 손을 뻗어 사람들을 구해준 의인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배지터는 사고가 난 골목에 서로 끼어 있는 사람들을 위로 끌어올렸다.

그는 약 5~6명의 사람들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사람들이 위에서 손을 잡고 올라오라는데, 그렇게 눈물 날 정도로 고마운 손은 처음이었다. 덕분에 살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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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현장에서 BJ 배지터가 난간 위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한명만 더 (구하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건물 위쪽 난간에서 손을 뻗어 사람들을 구해준 의인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31일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에 따르면 BJ 배지터는 지난 29일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압사 사고를 당할 뻔 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배지터는 사고가 난 해당 골목으로 진입한 뒤 인파 틈에 섞여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그러다 갑자기 사람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중심을 잃은 사람들은 “뒤로, 뒤로” “밀지 마세요” 등을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사람들은 겹겹이 포개졌고 정신을 잃은 이들도 보였다.

배지터는 길가에 있는 상점 쪽으로 몸을 틀었다. 그는 난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뻗어 도움을 요청해 가까스로 구출됐다. 배지터는 벽에 기대 잠깐 숨을 돌린 뒤 자신을 구해준 사람들과 함께 구조에 동참했다.

BJ 배지터가 난간 위에서 아래 사람들을 손으로 끌어올려 구조하고 있다. 유튜브
배지터는 사고가 난 골목에 서로 끼어 있는 사람들을 위로 끌어올렸다. 난간 안쪽으로도 사람이 점차 들어차자 한 남성은 “올리지 마요, 이제 못 올라와”라고 말했다. 한 여성도 “못 올라와요”라고 외쳤다.

구조가 계속 이어지자 이 남성은 “그만 올리라고”라고 소리쳤다. 배지터는 그를 보며 “한 명만, 한 명만”이라고 부탁했다. 남성은 “위에도 꽉 찼는데 무슨 소리야”라고 화를 냈고 다른 사람들도 “못 올라와요”라고 거들었지만, 배지터와 몇몇 사람들은 구출을 이어갔다. 그는 약 5~6명의 사람들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배지터의 모습을 접한 누리꾼들은 “의인”이라며 그를 칭찬했다. 한 누리꾼은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는 충격적인 참사였지만 못 구하신 분보다 배지터님께서 구하신 소중한 생명들이 있고, 그걸 기억하는 저희가 있으니 기운 내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30일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현장에서 경찰 및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뉴스1
당시 시민들이 손을 뻗어 위로 올려준 덕분에 사고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사람들이 위에서 손을 잡고 올라오라는데, 그렇게 눈물 날 정도로 고마운 손은 처음이었다. 덕분에 살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도 “(난간) 위에 있는 언니 오빠들이 내 손을 잡고 끌어올리고 친구가 밑에 (사람을) 끌어올리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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