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용기 240여대 ‘비질런트 스톰’ 훈련 시작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제기
한·미 군용기 240여대가 참가하는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31일 시작했다. 미군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이번 훈련을 계기로 처음으로 한국 기지에 착륙한다.
한국 공군과 미 7공군사령부가 이날부터 내달 4일까지 진행하는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35A, F-15K, 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대와 미군의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대 등 240여대 군용기가 대거 투입된다.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F-35B 스텔스 전투기는 최초로 국내 기지에 착륙한다.
이번 훈련에서 한·미 전력 출격 횟수는 총 1600여 소티(출격 횟수)에 달한다. 미 태평양공군은 이번 훈련의 비행 횟수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호주 공군도 KC-30A 공중급유기 1대를 보내 처음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합류한다.
한국과 미국이 이 같은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 시행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만이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미가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셈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미 F-35A 전투기와 9~10월 핵 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CVN-76·10만3000t급)의 한반도 전개에 이어 이번에는 F-35B가 출동하면서 미 핵심 전략 자산이 잇따라 한반도에 들어오게 됐다. 또 적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방해하는 등 방공망을 초토화하는 전자전 전투기인 EA-18의 한반도 전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공군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대응할 수 있는 연합 공군의 강력한 항공작전 능력을 투사해 공중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고 전시 항공작전 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2015년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란 명칭으로 이 훈련을 처음 시행했다.
2018년부터는 전투준비태세종합훈련(CFTE)이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한국 공군 단독 훈련과 대대급 이하 소규모 연합 공군훈련으로 축소 진행됐다. 2019년엔 열리지 않았다.
북한은 이번 훈련과 관련해 정세 격화 책임을 한·미에 돌리고 있어 ‘비질런트 스톰’을 빌미로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지난 29일 사회과학원 실장 리진성의 기고문을 통해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언급하면서 “최근 조선(한)반도에 조성된 엄중한 정세 격화는 미국의 악랄한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과 윤석열 역적패당의 반(反)공화국 대결 책동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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