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이태원 참사’ 서영석 직격 “낮 ‘술판’ 벌여…`남영희 선동질’ 못잖아”

“그런데 기막힌 것은 ‘심폐소생술’ 교육했다고 둘러댄 것”
“저 술판에 놓인 소주·맥주, 그리고 서영석 의원의 표정을 보면 답은 나와 있어”

서영석(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여옥 전 국회의원. <전여옥 SNS, 서영석 의원실 제공>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이태원 참사' 다음 날 당원 수십명과 낮 시간대에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앞서 전날엔 민주당 소속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태원 참사'는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전여옥 전 국회의원은 "민주연구원 남영희의 '선동질' 못잖은 일이 일어났다. 민주당 현역 서영석 의원이 어제 낮 '술판'을 벌인 것"이라며 "그런데 기막힌 것은 '심폐소생술'을 교육했다고 둘러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여옥 전 의원은 3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는 비극이다. 비극은 비극으로 대해야 한다. 슬퍼하고 아파해야 한다"며 "대형 참사가 일어나면 정치권과 언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비극을 희극으로, '쓰라린 희화화'를 해선 절대 안 된다"고 운을 뗐다.

전 전 의원은 서영석 의원을 겨냥해 "또 '다른 사람들은 마셨지만 나는 안 마셨다'고 우기는 것이다. 저 술판에 놓인 소주와 맥주, 그리고 서영석 의원 표정을 보면 답은 나와 있다"고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언론보도를 향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 전 의원은 "언론도 마찬가다. '대형사건이 터지면 미디어의 능력이 시험받는다'는 말이 있다. OOO(방송사명)는 어땠나"라며 "이태원 참사에서 '당국의 사전 대응 관련 문제점'을 제보해달라고 광고했다. '광우뻥'의 OO수첩 DNA 여전하다"고 모 방송사를 저격했다.

이어 "OOO(방송사명) 선동질에 비난이 빗발치자 이 부분을 쏙 빼고 다시 올렸다. 목적은 분명한 것이다.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확실히 써먹겠다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언론 여부를 떠나 '이것들도 인간인가?' 싶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가 이런 시위를 할 일인가. 그들이 악착같이 목표로 하는 '윤석열 퇴진'의 불쏘시개로 써야만 하나"라며 "참 무서운 사람들이다. 애통할 줄 모르는 사람들.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기도 하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30일 서 의원은 경기도 파주시 한 저수지에서 열린 당원 교육 워크숍에 참석했다. 이날 그는 시의원·당원 수십 명과 함께 족구를 한 뒤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받고 소주와 맥주를 나눠 마셨으며, 포천 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재차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같은 날 이번 참사와 관련해 11월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고 사망자들에 대한 추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동료 의원들에게 "당분간 불필요한 공개 활동이나 사적 모임은 자제하고 특히 음주나 취미 활동 등은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사전에 계획한 일정이었다며 워크숍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워크숍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떠나보낸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서 의원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슬픔에 잠겨 있을 피해자 유가족분들과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면서 "출발 이후 당의 지침을 받았다. 하지만 사려 깊지 못한 행사 진행으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공개 사과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서 의원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