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비중 줄이는 국민연금… GS건설·DL이앤씨 지분율 10% 아래로 ‘뚝’

최온정 기자 2022. 10. 3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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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과 DL이앤씨 등 대형건설사 주식도 팔아치우면서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2분기 GS건설과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의 주식을 수 차례에 걸쳐 매도했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도봉구 아파트 단지 모습./뉴스1

이 중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이 가장 크게 줄었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769만2326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11.67%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수차례 매도를 통해 지난 7월 19일 기준 428만2796주로 줄였다. 지분율도 11.67%에서 6.5%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시장에서는 올 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의 외벽이 무너진 것과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정비 사업구역 내에서 철거 도중 건물이 무너진 것에 이어 두번째 사고였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득세했던 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GS건설과 DL이앤씨의 보유 지분도 10% 미만으로 줄였다. GS건설의 경우 국민연금이 지난달 26일 보통주 5만5584주(매도가액 2만6330원)를 매도하면서 지분율이 9.94%(850만9359주)로 쪼그라들었다. DL이앤씨 또한 국민연금이 이달 14일 보통주 5만6777주(매도가 3만5046원)를 처분해 지분율이 9.42%(404만3584주)으로 줄었다.

국민연금이 건설사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10위 이내 건설사 중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0%를 넘긴 곳은 한 곳도 없다. 현재 국민연금이 주주로 있는 건설사의 지분율은 GS건설이 9.94%로 가장 높고, 현대건설(9.47%), DL이앤씨(9.42%), 삼성물산(7.08%), 대우건설(6.96%), HDC현대산업개발(6.5%) 등 순이다.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롯데건설은 아직 비상장사다.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자본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이 건설사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집을 지어도 안 팔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는 시행사로부터 시공비를 제때 받지 못할 수 있다.

원자재 값이 올랐지만 공사비 증액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도 건설사 주식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철근 가격은 1톤당 평균 1135달러로 2020년 말(670달러)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열연도 719달러에서 1459달러, 냉연도 901달러에서 1960달러로 올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을 시행사 요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현재 수주만 하고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대부분 사업장는 대부분 공사비 증액이 필요한데, 분양 경기가 식으면서 시행사가 어디까지 받아 들여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단기채(CP)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것도 건설업계의 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PF 대출금리가 연 10%대로 치솟았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금리는 연 3~4% 수준이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0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47.8을 기록했다. 올해 1월 77.6보다 30포인트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이 수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건설사마다 반영 속도는 다르지만 주택 사업에 대한 매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면서 “한동안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낮추는 편이 좋다”고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PF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 시장 유동성이 경색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이런 상황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건설사 주가도 한동안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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