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3선 룰라 "모두의 꿈 실현할 수 있는 나라 만들 것"

김광태 2022. 10. 31. 15: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젠 증오서 벗어나야할 시간
위상·신뢰 회복에 앞장 설 것"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가운데) 당선인이 30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지지자 환호에 손을 들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상파울루=AP 연합뉴스
룰라, 브라질 대선 승리…역사상 첫 3선 대통령[AP 연합뉴스]

"두 개의 브라질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의 나라이고, 하나의 국민이며, 위대한 국민입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밤 당선이 확정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일성으로 평화와 통합을 이렇게 강조했다.

룰라 당선인은 트윗을 올려 "역사적인 오늘 10월 30일, 브라질 국민의 과반수는 더 적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더 많은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뜻을 매우 명확하게 밝혔다"며 "내년 1월 1일부로 취임하면서 자신에게 투표한 이들뿐만 아니라 2억1500만명의 브라질인들 전체를 위해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당선인은 또 상파울루 티볼리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게 늘 자비로웠던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증오로 물든 시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애당초 들어서는 절대 안 되었던 무기를 내려놓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룰라는 이번 선거전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유세 과정에서 브라질 국기를 구성하는 노란색과 초록색을 본인의 상징처럼 활용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브라질 국기는 어느 일부에게 속한 것이 아니다"라며 "오직 하나의 국민, 국민 전체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룰라 당선인은 "오늘 선거에서 누구에게 한 표를 행사했는가와는 별개로 다시 모두가 꿈꿀 수 있고,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가 다시 서는 브라질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한 그는 "내게 주어진 소명"이라면서 가난과 기아 퇴치를 골자로 한 공공부문 개혁도 완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룰라는 또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공할 수 있는 경제 성장, 선입견·차별·불평등 극복, 여성 안전과 노동권 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기간에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 70만명이 발생했다.

룰라 당선인은 대외적으로는 국제 무대에서 브라질의 위상과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아마존을 비롯한 환경과 원주민 보호 등을 약속했다.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은 2019년 집권 이래 아마존 유역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계획과 벌목으로 나무 20억 그루를 자르거나 불태우고 원주민을 몰아냈으며, 노골적 반(反)서방, 친(親)러시아, 친중국 정책을 펴 서방 국가들의 우려를 사 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룰라 당선인은 "오늘 우리는 세계에 브라질이 돌아왔다고 선언한다"며 브라질이 "기후 위기 대응, 특히 아마존 문제에서 (브라질의) 역할을 다시 맡을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룰라는 아마존 우림을 보존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하는 한편, "우리나라(브라질)가 영원히 원자재 수출만 하는 나라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무역 협정이 아니라 '공정한 글로벌 무역'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룰라는 "우리는 다시 아마존에서 모니터와 (환경파괴) 감시 작업을 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불법적 (환경파괴) 활동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는 아마존 지역 모든 공동체들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당선인은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99.99%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50.9%의 득표율로, 49.1%를 득표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두 전·현직 대통령 간 득표율 차이는 불과 1.8% 포인트다. 1989년 브라질에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작은 득표차다.

직전 기록은 2014년 대선이었다. 당시 연임에 성공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결선에서 51.64%를 얻어, 48.36%의 아에시우 네베스 후보를 3.28% 포인트 차로 제쳤다.

지난 2003∼2010년 8년간 재임하며 인구 2억1000만명의 남미 대국을 이끌었던 룰라 당선인은 이날 승리로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됐다. 임기를 종료한 전직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나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저지한 사례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