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도 축제 즐기던 인파 참사…현수교 끊겨 130명 사망

핼러윈을 즐기러 모여든 군중 150여명이 압사한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30일(현지시간) 인도에서도 축제를 보러 온 인파 최소 130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ND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모르비 지역 마추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가 붕괴해 다리 위에서 축제를 즐기던 사람들 수백명이 강으로 추락했다.

당시 다리에는 500여명이 올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직후 사망자 수는 30여명으로 알려졌으나 익사한 시신 등이 수습되며 희생자가 급증하고 있다. 31일 현재 구조 당국은 이번 사고로 130명이 숨졌고 177명이 구조됐으며 수색이 진행 중이라 사상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다리는 길이 233m, 폭 1.25m의 보행자 전용으로 영국 식민지 시대인 1880년 개통된 낡은 시설이다. 7개월의 보수공사를 거쳐 이달 26일에 재개장했으나 사고 전날에도 다리가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고 당일 일몰 직후 현수교를 지탱하던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다리는 수초 만에 무너졌다. 사람들은 손쓸 새 없이 그대로 강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헤엄쳐 나온 일부, 케이블 등 다리 잔해를 붙잡고 기어 올라온 사람들만이 겨우 목숨을 건졌다.

사망자 대부분은 익사했고, 상당수 희생자가 어린이였다. 인도에서는 매년 10∼11월 디왈리, 차트 푸자 등 축제가 열리는데 사고가 난 다리는 축제 때 지역 관광 명소로 꼽힌다.
다리 붕괴로 인한 인명 피해 참사는 인도에서 반복되는 인재다. 기반시설 관리 미흡으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동부 대도시 콜카타의 고가도로가 무너져 26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쳤고, 2011년 북동부 서 벵골주 다르질링 인근에서도 축제 인파로 가득찬 다리가 붕괴돼 약 30명이 숨지는 일이 있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