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망 일본인父 한국행…마지막 메시지엔 "오늘은 외출"(종합)

김예진 2022. 10. 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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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1일 오전 공항서 기자들 취재 응해
"딸이 전화 받지않아…경찰이 응답"
딸과의 마지막 메시지도 공개돼

[서울=뉴시스]일본의 홋카이도 분카방송(uhb) 뉴스는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20대 일본인 여성과 그의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나눈 라인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은 uhb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2022.10.31.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일본인 여성 2명으로 확인됐다. 한 여성의 아버지는 31일 한국으로 향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과 마이니치 신문, NHK 등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사망한 2명의 일본인 가운데 1명은 홋카이도(北海道) 출신 여성(26)으로 확인됐다.

일본 외무성이 이 여성의 아버지에게 지난 30일 연락을 취했다.

여성의 아버지(60)는 외무성과 연락해 임시 여권으로 31일 한국 현지로 향할 예정이다.

아버지는 이태원 참사 사고를 30일 아침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

이후 한국 경찰로부터 "(사건 현장 인근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는 설명을 받았다. 무사하기를 바랐으나 외무성으로부터 "30일 저녁 지문이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설마 내 딸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딸은 한국을 매우 좋아했다. 올해 6월부터 한국에 유학 중이었으며 서울시에 거주했다. "여러가지 일에 도전하는 딸이었다. 충격이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아버지에게 라인을 통해 자주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카페를 좋아해 다양한 한국 카페의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멀리서 열심히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응원하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설마 (이태원) 현장에 갔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가운데 말려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홋카이도 분카(文化)방송(uhb)은 아버지와 사망한 딸이 지난 29일 마지막으로 나눈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라인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를 살펴보면 딸이 비빔밥 사진을 보내 "전통 먹을거리가 많았다. 떡 박물관에서 떡도 만들었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음식 사진에 대해 대답해주며 "많은 나라 친구를 만났구나"는 등의 답을 해줬다.

딸은 "인사동이라는 지역에서 먹은 비빔밥도 맛있었다. 오늘은 같은 반의 프랑스인과 만난다"고 말한 후 답이 없는 모습이다.

그의 아버지는 31일 한국으로 향하기 전 집 앞과 나카시베쓰(中標津) 공항, 신치토세(新千歳) 공항에서도 기자들의 취재에 응해 "빨리 딸을 만나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마지막까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날에도 친구와 놀러간다는 이야기 밖에 듣지 못해서 설마 이런 일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말을 하며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부인, 장남과 함께 서울로 향할 예정이다.

그는 딸이 코로나19로 예정보다 늦은 올해 6월부터 한국에 어학 유학을 떠났다고 밝혔다. "설마 현장에 있을 줄은 (몰랐다)"며 "귀여운 딸이었다. 유감이다"고 말했다. 딸이 가족에게 "장래에 한국과 일본을 잇는 일을 하고싶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딸에게 "전화해도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 계속 걸었더니 (한국) 경찰관이 받았다. 현장에서 (휴대폰을) 주웠다고 했다. 스마트폰이요. 밝고 귀여운 아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딸이 케이팝(K-POP) 여성 그룹을 매우 좋아했다면서 "한국 사람들과 한글로 대화할 정도로 한국어를 공부했다. 일본과 한국의 우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인근인 이태원역 1번출구 앞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애도의 묵념을 하고 있다. 2022.10.31. chocrystal@newsis.com


이 여성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전문학교에서 퍼스널 컬러 코디 검정 취득, 신부 토털 코디를 하는 중 독자적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즐거움과 삶의 보람을 실감"했다는 등이 적혀져 있다.

이 여성과 교류했다는 서울 거주의 30대 일본인 여성은 마이니치에 "(사망한 여성이) 홋카이도에서 사회인을 몇 년 경험한 뒤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어학 학교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며 "한국을 좋아해서 '유학이 끝나도 장기적으로 한국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말했었다. 한국어를 잘하겠다는 강한 생각을 느꼈다. 매우 느낌이 좋은 여성이라서 슬프다. 충격이다"고 말했다.

한편,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 사망자는 154명, 부상자는 149명으로 집계됐다. 파악된 외국인 사망자는 총 14개국 26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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