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혀서 빵과 라면만…" 中 아이폰 공장 '목숨 건 탈출' 포착[영상]

송지유 기자 2022. 10. 3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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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시설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 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자 방역 당국이 감염 확산을 우려해 시설 전체를 봉쇄했는데 열악한 생활환경을 참다 못한 노동자들이 폭발한 것이다.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이 각지로 흩어지면서 코로나19 감염이 늘어날 경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당국의 보호 아래 고향으로 이송한 뒤 코로나 검사·의무 격리조치 등에 나선다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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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발생으로 봉쇄된 정저우 폭스콘공장…노동자들 키보다 높은 울타리 넘어 탈출 행진…환자 치료 제대로 안되고, 식사 제공 안돼 굶주려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폐쇄된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을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근로자들이 고속도로를 걷거나 차로에 앉아 쉬고 있다. /ⓒ도우인 영상 캡처

"공장 기숙사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에요.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해 배가 고팠죠. 음식을 더 많이 챙기려고 동료들끼리 싸움이 벌어졌고,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서 악취가 났어요.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빠져나온 한 근로자)

"남편이 지난 29일 공장 울타리를 넘어 집으로 돌아온다고 연락이 왔어요. 고향 동료가 공장을 탈출한다고 하기에 같이 짐을 쌌다고 하네요. 고속도로를 꼬박 10시간을 걸어 겨우 도착했고 지금은 격리시설에 있습니다.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 내렸네요." (폭스콘 공장 직원의 아내)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시설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 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자 방역 당국이 감염 확산을 우려해 시설 전체를 봉쇄했는데 열악한 생활환경을 참다 못한 노동자들이 폭발한 것이다.

폭스콘 공장 전경/ⓒ로이터=뉴스1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파이낸셜타임스(FT)와 중국 현지 언론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봉쇄된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상당수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높은 울타리를 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폭스콘 공장을 탈출한 직원들이 짐과 이불 등을 들고 고속도로나 밀밭을 가로질러 걷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을 돕고자 한 주민들이 도로 근처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을 위해'라는 안내문과 함께 물병이나 식량, 옷가지 등을 모아 놓은 게시물도 게재됐다.

폭스콘 공장이 있는 정저우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이달 중순부터 지역에 따라 전면 외출 금지나 주거 단지 출입 금지 명령을 내리고 비필수 사업장을 폐쇄했다. 폭스콘 공장도 직원들 중 감염자가 나오자 지난 19일 구내식당을 폐쇄하고 외부와 차단한 채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폐쇄 루프식으로 시설을 운영해왔다.

키보다도 높은 울타리를 뛰어 넘어 탈출하는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근로자들/ⓒ트위터 캡처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폐쇄된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을 빠져나가는 근로자들/ⓒ트위터 캡처

하지만 공장 내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내부에 갇힌 노동자들의 불안이 증폭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일째 최소한의 빵·라면 등만 나눠주는 부실한 식사가 이어진 것도 노동자들의 탈출 강행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폭스콘 공장의 한 노동자는 "공장에 갇힌 채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했다"며 "며칠 간 고열에 시달렸는데 수차례 연락해도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공장의 노동자 수는 약 30만명. 이들 중 코로나에 걸린 환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격리시설을 빠져나갔는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을 들여온 '제로 코로나' 정책 효과가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정저우 당국은 부랴부랴 폭스콘 공장 직원들에게 대한 이송·격리 대책을 내놨다. 폭스콘 측도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당국과 협의, 차량을 지원하는 등 안전한 귀가를 돕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을 탈출해 고향으로 향하는 근로자들/ⓒ도우인 캡처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이 각지로 흩어지면서 코로나19 감염이 늘어날 경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당국의 보호 아래 고향으로 이송한 뒤 코로나 검사·의무 격리조치 등에 나선다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공장 노동자들의 탈출 의지가 강해 무작정 격리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이 같은 조치의 배경이 됐다.

위저우·창거·친양 등 정저우 인근 도시들도 고향으로 돌아온 폭스콘 노동자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이들 도시는 SNS 계정을 통해 "폭스콘 노동자들이 귀향할 경우 당국에 사전 보고하면 준비된 차량을 통해 격리시설로 안내하겠다"고 알리는 등 비상 이송·격리 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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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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