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울교통공사, 참사 당일 무정차 요구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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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이 서울교통공사에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 시점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31일 서울교통공사는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용산경찰서는 112상황실을 통해 29일 밤 11시11분께 서울교통공사 이태원역에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킬 수 없는지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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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실 아니다”했으나…교통공사 재반박
154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이 서울교통공사에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 시점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9일 지하철 이용객 수만 13만명이 넘었으나 실제 무정차는 이뤄지지 않았는데, 기관간 ‘책임 떠넘기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31일 서울교통공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용산경찰서는 112상황실을 통해 29일 밤 11시11분께 서울교통공사 이태원역에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킬 수 없는지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무정차 통과는 인파가 많이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될 때 내려진다. 이 시간은 이미 소방당국에 ‘사람이 깔렸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됐던 밤 10시15분에서 약 1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10시43분에는 소방당국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한 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은 무정차 통과를 밤 9시38분에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고 당일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밤 9시38분 전화상으로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으나,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승하차 인원이 예년과 차이가 없다며 정상운영했다”고 공지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밤 9시38분 통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찰은 ‘역사 내부 상황’을 문의했을 뿐 무정차 통과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당시 주요 통화 내용은 서울교통공사가 경찰에 이태원역 출입구를 통제해달라는 내용이다”라고 재반박했다. 서울청은 밤 9시38분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청과 공사간 여러차례 통화가 이뤄졌지만 결국 무정차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무정차 통과는 지난 26일 용산구, 용산서, 서울교통공사 이태원역 등이 만나 의논한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용산서 쪽은 이태원역에 어떤 경우에 무정차 통과가 이뤄지고, 어떻게 무정차 통과를 요청해야 하는지 물었다고 한다. 이태원동 상인 모임인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는 “용산경찰서장까지 나온 자리에서 경찰과 지자체에 사전 통제 요청을 했지만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는 사고 당일 이태원역 이용객 수가 13만131명이었다고 집계했다. 전날(28일) 이용객 수 5만9995명과 비교해도 2배를 웃도는 수치였다. 제진주 한국열린사이버대 교수(소방방재안전학과)는 “전날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안전사고 조짐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초저녁부터 무정차 통과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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