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 아파트 시행사 컨설팅비 60억 과다…'수상한 거래'

보통 3억원 수준의 20배…금융업체서 사금융 알선 의혹

울산 시가지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울산지역에서 200가구 규모의 아파트 시행사업을 하는 건설사의 컨설팅 비용(PM)이 60억원으로 타 시행사업과는 달리 과다하게 계약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지역 아파트 건설업계에서는 보통 이 정도 규모의 아파트 시행사업 컨설팅 비용은 2억, 3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뒷거래 등 여러 가지 의혹을 낳고 있다.

31일 이 시행사업의 주주 A씨는 "울산 모 아파트 시행사와 모 컨설팅 업체가 인허가 등 사업의 전반적인 관리를 조건으로 지난해 7월 60억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이 비용이 상대적으로 너무 과다하다고 항의했으나 고칠 의향이 있다는 말만 하고는 개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역 아파트 시행사업의 일반적인 컨설팅 비용은 1천 가구 규모 아파트의 경우 분양까지 관리하는 조건으로 10억원을 넘지 않고, 200가구 전후 규모의 아파트는 3억원을 넘지 않는다.

A씨는 "과다하게 책정된 컨설팅 비용은 고스란히 아파트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지역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컨설팅 비용이 과다하게 책정된 것은 시행사가 자금난을 겪자 금융기관 직원이 사금융을 알선하며 부당하게 개입하게 된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며 "이 직원은 앞서 총 23억원을 시행사에 투자하는 개인 법인 3곳에 사금융을 알선했으며, 60억원의 성과금을 계약한 컨설팅 업체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금융기관 직원이 금융사를 통한 정상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 부당하게 개입하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조장한 것"이라며 "이 직원의 불법 개입 사실을 밝히기 위해 이 직원을 사금융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금융기관 직원은 "금융 대출 문의가 들어와 사업 초기에 시행사 대표와 A씨 등을 만난 적이 있고, 이 시행사에 대출한 개인법인 대표 1명은 지인이지만 사금융을 알선한 적은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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