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A to Z]전문가 "올해 꼭 접종"…어디서 뭐 맞나요?
기사내용 요약
고위험군은 사망에도 이르는 독감
"백신 접종 권장기간은 10월∼11월"
국내 4가백신 10종…"제품 효능 차↓"
영유아·고령자·임신부 아니면 '유료’
병원별 가격차, 평균 3만7000천원
코로나19 백신과 같이 접종 가능
"동시보다 1~2주 후 다른백신"의견도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한동안 주춤했던 계절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최근 확산세로 돌아서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16~22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 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 당 7.6명이다. 직전 주 6.2명에서 1.4명 늘었다. 작년 동기(1.6명)와 비교하면 4.7배나 늘었다.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4.9명을 크게 넘는 수준이다. 특히 13~18세 소아·청소년 연령대에서 14.3명으로 가장 많았다. 직전 주 10.8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계절독감은 지난 2년간 유행하지 않았다가 올해에는 유행주의보가 일찍 발령됐다. 지난달 방역당국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유례 없이 빠르고 강한 독감 유행의 흐름은 남반구 국가인 호주 등에서 먼저 나타났는데, 2년 간 독감에 대한 자연면역이 줄었고 감수성 높은 인구가 잠재돼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고위험군은 사망에도 이르는 독감…"4가 백신 간 효능 차이 적어"
독감은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흔한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38℃ 이상),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후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다. 어린이의 경우 성인과 달리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해열진통제 등 대증요법으로 치료하지만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검사 없이 의심 증상만으로도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 등)를 처방받을 수 있다. 사용 여부는 담당 의사와 상의 후 결정한다.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다. 독감 백신의 접종 권장기간은 10∼11월이다.
염호기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의 본격적인 유행 시기는 통상 12~1월이다"며 "본격 유행 전인 11월에는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2022~2023 절기 독감 백신은 총 2500만 명분이 출하될 예정이다.
국내 유통되는 독감 백신은 총 10개 품목이다. 국산 제품으론 ▲GC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백신 Ⅷ테트라' '보령플루백신Ⅴ테트라' ▲보령제약 '비알플루텍Ⅰ테트라' ▲일양약품 '테라텍트'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 '코박스플루4가' 등 7개 품목이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아 유통된다.
수입 백신 중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은 ▲GSK '플루아릭스테트라' ▲사노피파스퇴르 '박씨그리프테트라' 등 2개 품목이 있다. 코로나19 백신 때문에 독감 백신 생산을 일시 중단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세포배양 백신을 대체하기 위해 긴급 도입한 ▲시퀴러스코리아 '플루셀박스'(1만4400도즈)까지 더하면 총 10개 품목이다.
이들은 모두 4가 백신이다. 4가지 종류의 항원(바이러스)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A형 바이러스 2종류·B형 바이러스 1종류를 예방할 수 있는 3가 백신도 나와 있었지만 최근에는 제약기업들이 4가 백신(A형 2종·B형 2종)만 제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4가 백신의 성분 차이가 없으므로 제품 간 효능 차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염 교수는 "4가 백신 품목수는 9~10가지이지만 사실상 원료를 만드는 회사는 3~4곳이며, 백신 간 효능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계란 알레르기가 있다면 세포배양 백신을 맞아야 한다. 계란, 닭고기, 닭유래 성분에 알레르기 과민반응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 후 세포배양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독감백신은 제조방식에 따라 계란을 배양해 생산하는 '유정란(달걀) 백신'과 동물 세포를 이용한 '세포배양 백신'으로 구분된다. 허가된 9개 품목은 모두 유정란 방식이고, 긴급 도입한 '플루셀박스'만 세포배양 방식이다. 생후 6개월~만 18세 미만 중·경증 계란 알레르기 환자는 플루셀박스를 접종할 수 있다.
영유아·고령자·임신부 아니면 '유료'…병원마다 가격 달라
무료 접종 일정은 연령대별로 나눠져 있다. 지난 달 21일부터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중 독감 백신을 생애 처음으로 맞는 어린이에 대한 무료 접종이 시작됐다. 이들은 백신을 2번 맞아야 하므로 첫 대상자가 됐다. 그 외 어린이(1회 접종 대상자)와 임신부는 10일5일부터, 만 75세 이상은 10월12일, 만 70∼74세는 10월17일, 만 65∼69세는 10월20일 접종을 시작했다. 어린이와 임신부는 내년 4월30일까지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지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올해 12월31일까지 접종해야 한다.
이들 무료 접종 대상이 아닌 대다수 일반인은 유료로 접종해야 한다.
독감 백신은 병원마다 백신 종류와 물량을 각기 정해서 제약회사 및 의약품 도매상과 계약하므로 병원마다 정하는 접종가격도 다르다. 같은 백신이라도 1만 원대로 접종하는 의료기관, 4~5만 원대 의료기관 등 천차만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역별 독감 백신 접종가격을 확인하면 전국 평균은 약 3만7000원 선이다.
코로나19 백신과 같이 접종 가능
질병청은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게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지난 달 20일 브리핑에서 "국외 권고기준과 해외와 국내의 이상반응 모니터링 결과, 동시 접종에 대한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양팔에 각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 접종 후 일부 국소 반응이 증가할 수 있어 동시에 맞을 때는 각 다른 부위에 접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염호기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는 같은 날 동시 접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사실상 근육통 등이 가라앉은 하루이틀 후 맞는 것이 좋다"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접종 후 이상반응을 관찰한 다음 1~2주 후에 다른 백신을 맞는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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