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中 '시진핑 쇼크'...반토막난 홍콩증시에 녹아내린 ELS
중국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확정되면서 홍콩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국내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의 절반 이상이 줄줄이 원금손실구간(Knock In·낙인)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현실화됐다.
31일 오후 2시32분 현재 홍콩H지수(HSCE지수)는 전일대비 0.61% 오른 5059.76을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 5000선 아래로 밀려 4919.03까지 하락하며 변동성이 극심한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28일 홍콩H지수는 213.88(4.08%) 내린 5028.98에 마감했다. 24일 급락(-7.3%)에 이어 두번째 패닉 장세가 연출되며 장중 5000이 붕괴됐다.
2021년 2월14일 1만2106.77까지 급등했던 H지수는 1년8개월만에 59.6% 폭락했다. 개별 주식이 아닌 지수가 60% 급락한 것이다.
이는 10월23일 중국 정부 20차당대회·1중전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확정된 데 따른 충격이다.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모두 시진핑 측근 인사들로 구성되면서 시 주석의 영향력이 대폭 강화됐다. 당대회 보고 중 '중국식 현대 추진'에 공동부유(共同富裕)가 포함되며 강경한 정치기조 강화를 예고했다.
이에 24일부터 중국 증시 하락이 시작됐다. 특히 외국인·기관 비중이 높은 홍콩 증시에 공매도가 집중되며 연일 폭락장이 전개되고 있다. 2021년 시작된 홍콩증시 하락세는 벌써 19개월째 지속 중이다. 홍콩H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4750)에 근접했을 뿐 아니라 장부가 기준으로는 이미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급락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홍콩 주식시장의 패닉은 개별 이슈가 아닌 시진핑 3기 지도부의 정치와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영향이 크다"며 "금융시장은 중국의 차기 지도부가 시진핑 1인 권력독점 구도로 구성되면서 시장의 자율성, 혁신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 홍콩H지수 하단밴드로 5000포인트를 제시한 바 있다"며 "최근 홍콩시장은 외국인 자금이탈과 일부 ELS 낙인 물량까지 출회되면서 지지선 설정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초자산이 홍콩H지수인 공모형 ELS 중 낙인이 5500~6500포인트 이상인 상품 비중은 26%(2조8000억원)다. 낙인이 5000~5500포인트 사이에 있는 상품 잔액 비중은 30%(3조2000억원)에 달한다. 즉 홍콩 H지수가 5000포인트 아래로 밀리며 낙인을 기록한 상품은 적어도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상품 가운데 최소 56%가 낙인 구간에 진입했다.
지난 28일부터 이날까지 홍콩H지수가 장중 5000선마저 하회하면서 ELS 낙인 물량은 매일 늘고 있다. 홍콩H지수는 미국 S&P500, 유로스톡스50, 코스피 200 지수에 이어 국내 증권가에서 네번째로 많이 설정된 기초자산이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는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율이 30%에 달할 정도로 투자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된 상태"라며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의미없을 정도로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지수 하단을 가늠하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LS와 관련해 "H지수 1만 포인트에서 설정된 ELS 상품이 많은데 이들 상품의 만기는 내년 7월부터 2024년 4분기까지 도래한다"며 "만기 수익상환이 어려울 거란 관측이 많지만 과거 2016년 1분기부터 2017년 1분기까지 H지수가 40% 반등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홍콩 증시는 전 세계 '공매도 천국'으로 부상했다. 공매도 거래 비중이 30% 가까이 급증했다. 시진핑 3연임 확정과 함께 중국 체제변화에 내재된 위험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가 많다. 특히 플랫폼과 전기차 등 중국 성장주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그는 "홍콩H지수는 이제 시스템 위험을 반영하고 있는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지금은 중첩된 악재를 극단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조만간 4분기 중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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