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딱 반쪽으로 갈렸다…룰라의 또 다른 숙제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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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결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77)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며 12년 만에 다시 브라질을 이끌게 됐다.
30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 오후 9시 기준 99.9%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룰라 당선인이 50.90%를 득표해 49.10%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1.8%포인트(p) 차로 앞섰다.
1차 투표에서 룰라 당선인은 48%를 득표해 1위에 올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3%를 얻으며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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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쯤 시작된 정치 약극화…보우소나루 집권 때 극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브라질 대선 결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77)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며 12년 만에 다시 브라질을 이끌게 됐다.
30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 오후 9시 기준 99.9%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룰라 당선인이 50.90%를 득표해 49.10%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1.8%포인트(p) 차로 앞섰다.
1차 투표에서 룰라 당선인은 48%를 득표해 1위에 올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3%를 얻으며 뒤를 이었다. 다만 룰라 당선인은 1위였지만 과반수 득표에 실패하며 2차 결선으로 이어졌다.
특히 1,2차 모두 투표에 앞서 이뤄진 여론조사보다 실제 득표에서는 격차가 더 좁았다. 이 때문에 진영에 따라 표심이 집결한 한편 다수의 '샤이 보수'층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득표율이 51%와 49%로 나타날 만큼 브라질 국민들이 극단화한 상태라는 점이다. 결국 룰라 당선인의 3번째 임기에서 가장 큰 숙제는 양극단으로 분열된 국민을 한데 모을 '통합 정치'가 될 전망이다.
2021년 입소스(Ipsos)가 발간한 '문화전쟁(Cultural Wars)'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의 정치 양극화는 사회적 긴장 측면에서 계층 및 종교 차이를 능가한다. 브라질 국민의 80%는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정치적 긴장감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또 리우데자네이루 대학 연구 결과 지난 3년 동안 브라질에서는 정치적 폭력이 3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국내외 정치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집권 이후 국민들이 극단으로 갈라졌다고 분석하지만,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브라질의 정치 양극화는 2013년부터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2010년 룰라 당선인은 8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 속에 임기를 마쳤다. 그 뒤 라틴 아메리카를 강타한 경제 위기 속에서 브라질도 고군분투하며, 룰라 당선인의 뒤를 이은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는 추락의 길을 걸었다.
게다가 2013년 브라질에서는 일부 버스, 기차, 지하철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촉발했다. 이후 경찰의 폭력 행위 등으로 시위에 불이 붙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그뿐만 아니라 룰라 당선인과 호세프 당시 대통령이 연루된 뇌물 사건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6년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됐고, 2018년 룰라 당선인은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노동자당의 시대가 끝난 셈이다.
카네기재단은 이 과정에서 총선 이후 야당(자유당)이 제대로 된 수사보다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했고, 노동당도 집권 13년 동안 이뤄진 수많은 범죄에 대한 사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치 환경에서 등장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극도로 양극화된 방식으로 집권했다. 즉 엘리트 체제와 반대되는 극우 포퓰리스트를 표방하고 나선 것. 이 탓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린다.
결국 세 번째 임기를 맞이할 룰라 당선인에게는 이처럼 양분화된 국민을 통합할 추진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룰라 당선인 역시 이같은 브라질의 환경을 의식했는지, 노동자당을 넘어 집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에게 표를 던진 중도파뿐만 아니라 일부 보수파들까지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룰라 당선인은 이날 대선 결선투표 결과 발표 30분여 뒤 상파울루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이것은 나와 노동자당의 승리도, 선거운동에서 나를 지지한 정당의 승리도 아니다"라며 "정당, 개인의 이익, 이념을 넘어 민주주의가 승리한 민주주의 운동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의 나라"라며 "이제 가족을 통합하고 우애와 연대를 재건할 때"라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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