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군중 통제도 안 했나"... 미국 교환학생 아버지의 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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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의 미국인 희생자 2명은 20대 남녀 대학생이었다.
한국에 호감을 품고 올해 8월 교환학생 자격으로 왔다가 희생된 것이다.
아버지 블레시는 "나는 그저 '잘 들어, 안전하게 잘 지내야 해, 너를 사랑한다'라고 (참사 30분 전에) 보냈고 그것이 우리 사이 마지막 문자였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이태원 참사 미국인 희생자는 켄터키대 간호학과 2학년 학생이었던 앤 기스케(2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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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8월 한국 교환학생 온 20대 대학생
국제경영, 간호학 전공...바이든도 애도
이태원 참사의 미국인 희생자 2명은 20대 남녀 대학생이었다. 한국에 호감을 품고 올해 8월 교환학생 자격으로 왔다가 희생된 것이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겠다"...마지막 메시지
3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州) 케네소주립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스티븐 블레시(20)는 대학 입학 직후부터 해외 대학에서 한 학기라도 다니고 싶다는 뜻을 가족에게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년간 뜻을 이루지 못하다 이번 가을학기부터 한양대에 교환학생으로 다녔다.
농구와 애완동물 도마뱀, 거북이, 소라게를 좋아했던 블레시는 보이스카우트 최고 영예인 ‘이글스카우트’로 활동했다. 국제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던 블레시는 대학에서 국제경영을 전공했다.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는 “아들은 외향적인 사람이었고 모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국행은 그의 첫 번째 모험이었다”라고 WP에 밝혔다. 블레시는 또 NYT에 “스티븐은 스페인어뿐 아니라 한국어를 정말로 배웠다. (라틴계인) 엄마보다 더 많은 언어를 할 수 있기를 원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블레시는 가족들과 왓츠앱으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제주도 여행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주말 "중간고사를 마쳤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겠다"고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 마지막 연락이었다.
아버지 블레시는 “나는 그저 ‘잘 들어, 안전하게 잘 지내야 해, 너를 사랑한다’라고 (참사 30분 전에) 보냈고 그것이 우리 사이 마지막 문자였다”라고 전했다. 아들은 참사 직전 이태원에서 친구들과 헤어지면서 그곳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내겠다고 한 뒤 사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는 “그들(한국 당국)이 어떻게 군중을 통제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우리의 남은 생은 이제 매우 힘들어질 것이다. 우리 두 아이 중 하나가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니까”라고 비통해했다.
바이든 "미국인 2명 서울서 목숨 잃어 충격"
또 다른 이태원 참사 미국인 희생자는 켄터키대 간호학과 2학년 학생이었던 앤 기스케(20)였다. 그 역시 이번 학기 서울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참사 이틀 전 스무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포스팅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WP는 기스케가 지난해 켄터키주 비치우드고교를 졸업하기 전 밴드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엘리 카필루토 켄터키대 총장은 기스케의 죽음을 “형용할 수 없는 손실”이라고 표현하며 애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 트위터를 통해 "(내 배우자인) 질 바이든과 나는 서울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 중 두 명의 미국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부상당한 모든 사람들의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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