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좋은곳에서 다시 만나자”…전남 합동분향소 ‘방명록 마지막 인사’[이태원 핼러윈 참사]

강현석 기자 2022. 10. 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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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전남도청에 들어선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방명록에 남긴 글. 이 시민은 이번 참사로 친구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현석 기자

“○○아, 좋은곳에서 다시 만나자”.

31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은 방명록에 애절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분향소를 지키던 관계자들은 “이태원 참사로 친구가 사망한 시민이 찾아와 한참을 흐느끼다가 이런 마지막 인사를 적었다”고 전했다.

전남도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도는 지역 축제와 민간 행사를 점검하고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었던 ‘압사 사고’에 대한 주민 교육 등도 강화 한다.

이날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과 도의회 사이 만남의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공무원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초자치단체에는 분향소를 설치하지 않기로 한 방침에 따라 인근의 전남도교육청과 지역 군수 등도 이곳 분향소를 찾았다.

이날 오전 분향을 마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젊은 고인분들에 대해 깊은 조의를 표하면서 영면을 빈다”면서 “일어나서는 안 될 불의의 사고가 일어난 데 대해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시책과 시설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31일 전남도청에 들어선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강현석 기자

분향소를 찾은 시민 A씨는 방명록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안타까운 일이 기어이…”라면서 “미안합니다.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겠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전남도는 이날부터 합동안전점검반을 구성해 11월에 예정된 도내 11개 축제와 행사장을 점검한다. 도는 행사장 입장과 퇴장 시간에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는 않도록 하고 행사장 내 밀집도를 낮추도록 안내한다. 현장에 안전요원을 대폭 증원할 수 있도록 하고 ‘주최 없는 행사’ 의 실태도 조사할 예정이다.

다른 사회재난과 비교해 대응 매뉴얼이 부족하고 사전 교육 등도 이뤄지지 않은 압사 사고 대응 방침도 구체화 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민방위 교육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회재난 예방 교육 때 압사와 관련한 교육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신남 전남도 도민안전실장은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인구가 많지 않다고 해서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행사장 등에 한꺼번에 몰리면 사고가 날 수 있다”면서 “사전에 잘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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