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은 언니였는데…"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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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니는, 언니는, 정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둘째 동생 B씨는 "세 자매 중 첫째인 언니는 착하고 솔직한 사람이었다. 특히 정이 많아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친한 친구 같은 언니였는데 그래서 이렇게 일찍 데려갔나 싶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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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와 김제, 수도권 등으로 빈소 마련
(전주=뉴스1) 이지선 강교현 기자 = "우리 언니는, 언니는, 정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31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장례식장.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 숨진 A씨(32·여)의 빈소에는 어머니와 동생들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제대로 된 영정 사진도 없는 A씨의 빈소에는 적막함마저 감돌았다.
뒤늦게 비보를 접하고 빈소를 찾은 지인과 친척들은 유족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부터 쏟아냈다. 친척으로 보이는 한 조문객은 A씨의 어머니를 부퉁켜 안고 "이게 무슨 일이냐"며 흐느꼈다. 함께 온 이들은 말 없이 이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둘째 동생 B씨는 "세 자매 중 첫째인 언니는 착하고 솔직한 사람이었다. 특히 정이 많아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친한 친구 같은 언니였는데 그래서 이렇게 일찍 데려갔나 싶다"고 울먹였다.
고인은 지난 29일 밤 이태원을 찾았다가 숨졌다. 사고 당시 고인의 휴대폰이 몸에서 떨어진 탓에 가족들이 생사를 확인하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B씨는 "뉴스에서 사고 소식이 들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언니에게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망자 소식이 들릴 때마다 '우리 언니는 저기에 있으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들은 밤새 전전긍긍하며 뉴스를 봤다. 그리고 끝내 A씨의 비보를 듣게 됐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지 6시간여 만이었다.
가족들은 A씨의 생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B씨는 "사고가 발생한 새벽 1시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뉴스에서는 사망자들의 소식이 들리는데 (언니는)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기다리기만 했다"며 "이후 시신 확인 절차가 늦어지는 탓에 어젯밤에서야 가족과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언니와의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밖에 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은 정부가 사고 예방을 위한 준비가 미흡했다고도 지적했다. 인파가 몰릴 것을 인지했음에도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B씨는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상태에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사가 발생했다"며 "참사로 인해 젊은 청춘들이 떠났다는 것이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A씨의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에는 또다른 희생자의 빈소도 차려졌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다른 층에 모셔진 또다른 빈소에서는 딸의 소식을 듣고 부모 모두 실신한 상태"라며 "유족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으며 조용히 장례를 치르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아침 찾은 전주시 덕진구의 또다른 장례식장 역시 비통한 분위기였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C씨(30·여)의 빈소는 흐느끼는 소리만이 무거운 공기를 채우고 있었다.
장례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C씨의 어머니와 언니 둘, 남동생, 형부들 등 유족들은 입관실로 향했다. 입관식이 엄수되는 동안 바깥으로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얼마 뒤 딸을 뒤로하고 문밖을 나서는 C씨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기대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지인들은 빈소 앞 전광판에 등록돼 있는 C씨의 사진을 어루만지다 벽에 기대 오열하기도 했다.
이날 조문을 온 우범기 전주시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워낙 비극적인 참사인 만큼 말로는 표현하기조차 힘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있어서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전북 연고 사망자는 현재까지 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빈소는 전북 전주와 김제, 수도권 장례식장에 나눠 차려졌다. 전북도는 청사 별관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별도의 시민 추모 분향소를 마련하고 있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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