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는 환하게 피길"…눈물바다 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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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광주에 사는 송정희(70)씨는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사망자의 합동분향소를 마련한다는 소식을 듣고 31일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참사 당일 이태원에 가겠다는 19살 손주에 "가지 말라"고 말렸던 송씨였다.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첫날, 엄숙한 분위기 속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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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추모 물결…점심시간 직장인도
"불쌍해서 어떡해" "또래라 마음 아파"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전라도 광주에 사는 송정희(70)씨는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사망자의 합동분향소를 마련한다는 소식을 듣고 31일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참사 당일 이태원에 가겠다는 19살 손주에 “가지 말라”고 말렸던 송씨였다. 결국 참사는 면했지만, 송씨는 “다들 내 손주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파 찾아왔다”며 “아이들이 좋은 곳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닦았다.
특히 이번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는 10대가 11명, 20대가 103명, 30대가 30명 등으로 대부분 ‘꽃다운 나이’인 젊은 층이 많아, 추모객 역시 비슷한 또래의 눈에 띄었다. 김민영(23)씨는 “나도 이태원에 놀러 가려고 했는데 약속이 따로 생겨서 못 갔다가 밤에 사고 소식을 들었다”며 “또래 애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비통한 심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에서 하고 싶은 것 다 하시길 바란다’는 방명록을 작성했다.
지모(26)씨도 “쉬는 날 분향소에 나왔다. 다들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며 두 손을 모았다. 일본에서 8살 아들과 출장 온 마유코 모리씨는 “이번 사망사고에 일본인도 있다고 들었다. 3년 동안 마스크를 끼고 불편한 생활을 하다 오랜만에 놀고 싶은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라며 “특히 젊은 친구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갔는데 이런 사고를 당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추모하러 온 직장인들도 있었다. 지난해 이태원 핼러윈데이 축제에 갔었다는 김주현(29)씨는 “점심시간에 잠깐 직장 동료와 나왔다”며 “저도 이태원을 자주 놀러 가기도 하고, 희생자가 또래이기도 해서 명복을 빌고 싶어 왔다”고 답했다. 40대 A씨도 “근처 직장에서 일하다가 잠시 시간이 비어서 추모하러 왔다”며 “애 키우는 엄마로서 사망자 중에 10대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이태원에 핼러윈 데이에 맞춰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맞아 보행로 폭이 좁은 경사로 골목길에 인파가 몰리며 참극이 일어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54명, 부상자 149명으로 총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다음 달 5일까지 일주일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하고,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치유지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서울광장과 이태원 광장에 각각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다음 달 5일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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