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부’ 이탈리아에 파시즘 환호…무솔리니 행사, 수천명 몰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탈리아에서 극우 정당이 이끄는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30일(현지시각)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로마 진군' 100년 기념 행사에 수천명의 파시즘 추종자들이 몰렸다.
<에이피> (AP) 통신은 무솔리니가 권력을 장악한 계기가 된 '로마 진군' 100년 기념 행사가 이날 그의 고향인 프레다피오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에이피>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시즘 청산 실패 극명하게 보여줘”
이탈리아에서 극우 정당이 이끄는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30일(현지시각)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로마 진군’ 100년 기념 행사에 수천명의 파시즘 추종자들이 몰렸다.
<에이피>(AP) 통신은 무솔리니가 권력을 장악한 계기가 된 ‘로마 진군’ 100년 기념 행사가 이날 그의 고향인 프레다피오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엔 수도 로마는 물론 미국·벨기에 등 외국에서 온 이들을 포함해 예년보다 많은 2천~4천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파시즘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치장하고 옛 식민지 개척·지배 시대 노래를 불렀다. 주최측은 법 위반으로 처벌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과거 파시스트들이 하던 로마식 경례(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곧게 뻗는 경례)는 자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앞선 28일 이 도시에선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파시스트 반대 집회도 열렸다.
이탈리아 국가파시스트당(PNF)을 이끈 무솔리니는 1922년 10월28일 무장 사병 조직 ‘검은 셔츠단’과 함께 밀라노에서 로마로 진군했다. 이탈리아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는 유혈사태를 피하려고 즉각 그를 총리로 임명하고 권력을 넘겼다. 무솔리니는 1945년 4월에 죽기 전까지 독재 권력을 휘두르며 이탈리아를 2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으로 몰아넣었다.
무솔리니의 증손녀인 오르솔라 무솔리니는 이날 그의 무덤 앞에 모인 군중들에게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이 나라가 원하던 인물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모였다”며 무솔리니는 앞으로도 계속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설 뒤 참석자들은 무솔리니를 지칭하는 ‘총통’을 연호했다.
그보다 사흘 앞선 27일엔 무솔리니의 로마 진군을 기념하는 불법 포스터가 로마와 나폴리에 걸렸다가 철거됐다. 이탈리아 공영 방송 <라이> 는 그날 밤 로마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콜로세움 인근 다리에도 군복을 입은 무솔리니의 사진과 함께 “100년이 지난 후에도 진군은 계속된다”고 적힌 포스터가 걸렸고, 남부 나폴리에도 포스터 수십장이 걸렸다가 철거됐다고 전했다.
파시즘 추종 세력의 후예인 극우 ‘이탈리아형제들’이 집권한 이후 열린 이날 행사는 이탈리아가 파시즘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에이피>가 지적했다. 다만, 지난달 25일 총선을 승리로 이끈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첫 국정 연설에서 “난 파시즘을 포함해 반민주적인 정권에 한 번도 동정이나 친밀감을 느낀 적이 없다”며 이들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태원 그곳, 침착한 안내에 무사통행…“한 여성이 국가 몫 했다”
- ‘이태원’ 중학생 1명·고등학생 5명 숨져…10대 사망자 11명
- “막 자격증 따고, 하루 재밌게 놀려고 갔다가 이리될 줄…”
- 이상민의 숫자놀음 “축제 인원 30% 늘어 경찰 40% 증원”
- 검안서 때문에…“아들의 빈소 없이 하루를 보냈다, 지옥 같았다”
- ‘이태원 참사’ 사상자 303명…사망 154명 [아침 6시 기준]
- 이태원역 출근길 추모 잇따라…밤샘 퇴근 소방관은 “죄책감”
- 곽상도에서 멈춘 ‘50억 클럽’ 수사…“검찰, 한 쪽만 파고 있다”
- 윤 대통령 지지율 35.7%…“잘못한다” 61.7% [리얼미터]
- 집단행동학자가 말하는 인파 속 행동요령, 유용하고 뭉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