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벽’ 산파, 애널리 웨버 여사 별세
조태용 대사 “정성을 다해 예우할 것”
6·25 전쟁 참전 용사 고(故) 윌리엄 웨버 예비역 육군 대령의 미망인 애널리 웨버(79·Annelie Weber) 여사가 30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자택에서 별세했다. 폐암을 진단 받고 투병 중이던 애널리 여사는 올해 4월 웨버 대령이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지 약 6개월 만에 남편 곁으로 가게 됐다.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는 31일 페이스북에서 애널리 여사가 메릴랜드주 프레드릭의 자택에서 운명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한미동맹을 위해 희생한 웨버 대령님과 애널리 여사의 희생과 헌신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정성을 다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예우할 것”이라고 했다.
1943년 1월 독일에서 태어난 애널리 여사는 미국의 6·25 전쟁 영웅인 웨버 대령과 1974년 결혼했다. 웨버 대령은 6·25 때 육군 공수 낙하산 부대 장교로 참전해 중공군의 수류탄과 박격포 공격으로 팔다리를 잃는 등 혈투 끝에 고지를 탈환했다. 퇴역 후에는 부부가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내에 미군과 한국군 지원부대 전사자 4만3000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 건립을 주도하는 등 ‘잊힌 전쟁’ 취급을 받던 6·25를 재조명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애널리 여사는 올해 6월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웨버 대령의 안장식에 참석해 “그는 하늘에서 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해 7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자택을 방문해 감사와 위로 인사를 전하자 “웨버 대령은 자유를 위해 한국전쟁에서 싸워야 한다고 믿었다”며 “그것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었다. 한국이 다시는 같은 비극을 겪지 않도록 미래의 아이들에게 한국전쟁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웨버 대령 사후 한미동맹재단(이사장 정승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유족과 협의해 ‘윌리엄 E. 웨버 대령 한미동맹상’ 제정을 결정했고, 시상을 위해 애널리 여사가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병세가 악화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 대사는 “한국전참전공원 추모의 벽 건립에 고 웨버대령과 함께 산파 역할을 해주셨으며 언제나 한미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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