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뜻”...교통사고로 숨진 아들 이름으로 1억 기부한 부모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30대 공학도 고(故) 이주찬씨 부모님(사진 왼쪽부터 두번째, 세번째)이 아들의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한 가운데 31일 이성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으로부터 기부 인증패를 전달받고 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30대 공학도가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숨진 아들의 어릴 적 일기장에 써있는 사회환원의 글을 보고 아버지가 1억원을 기부하면서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고(故) 이주찬(사망 당시 32살)씨가 경남 150번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31일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화학 공학을 전공한 이씨는 지난 3월 경남 창원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이씨의 아버지가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어린 시절 이씨의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했다. 발견된 일기장에는 “내가 죽을 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문구가 있었다고 한다.

이씨 부친은 회사를 다니며 가정을 보살펴온 평범한 직장인. 아주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이씨의 아버지는 숨진 아들의 어릴 적 뜻을 이어주고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락해 아들 사망보험금 등을 더한 1억원을 기부했다. 또 교회 등에도 기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아버지는 “32년간 성실하고 착하게만 살아오던 아들이었다. 학업에 매진하던 아들이 사회에 기여하기 전 세상을 떠났지만, 생전 소망을 이뤄주고자 아들 이름으로 기부를 결심했다”며 “아들이 남긴 뜻이 경남지역 어려운 분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기철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아들의 소망이었던 나눔을 실천해주신 부모님의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성금이 이웃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