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몇 시간 전 같은 골목길서…한 여성 통솔로 무사 통행

인파에 옴짝달싹 못하자 "내려가실 분부터 이동, 전달해 달라"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 같은 곳, 같은 상황에서 한 여성이 시민들을 통제해 사고를 막았다는 영상이 전해져 화제입니다.

어제(30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는 '한 여성분 덕분에 집 갔어요 감사해요'라는 설명이 붙은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 영상에는 지난 29일 사고 발생 약 3시간 전 이태원 해밀톤 호텔 골목에서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파에 꽉 막혀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골목 벽 쪽에 붙어 있던 한 여성이 큰 소리로 "앞으로 전달해 주세요. 여기 뒤에 꽉 막혀 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라고 외쳤습니다. 이어 "올라오실 분 잠시 대기해 주시고 내려가실 분부터 이동해요. 앞으로 전달해 주세요"라고 외쳤습니다.

사람들은 이에 호응해 "내려가! 내려가!"라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후 시민들은 질서를 지키며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곧이어 골목길 부근 꽉 막혔던 정체도 풀렸습니다. 영상에서는 "오, 진짜 내려가진다"라는 목소리가 담기기도 했습니다.

여성은 그 뒤로도 연신 "올라올 분, 올라오지 말고 기다리세요. 내려가는 거 먼저예요"라고 큰 목소리로 말합니다.

자신이 영상에 나온 특정 인물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7시 30분쯤 사고 장소 지나갈 때 있었던 일"이라며 "여성분 우렁찬 목소리가 또렷하게 기억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사고 나기 한참 전인 7시 30분에서 8시 사이"라며 "여성분이 처음 소리치면서 길 정리하는데 사람들 환호하며 통솔됐다. 저도 저 사이에서 20분가량 끼어 있다가 간신히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9일 오후 10시 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뒤편 좁은 골목길에 수만 명이 몰리며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늘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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