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BNK금융지주 '정조준'...김지완 회장 사퇴설도

김형섭 2022. 10. 3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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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아들 특혜' 의혹 검사 착수 뒤 회장 조기사퇴설 '솔솔'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자녀 관련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조기사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사퇴 여부와 관계 없이 금융당국의 BNK금융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검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1일 "BNK금융그룹은 공익제보가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관련 법률에 따라 검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김 회장의 현직 유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검사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와 공익제보 등을 통해 김 회장 아들 관련 특혜 의혹들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18일 BNK금융지주와 계열사인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등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 회장 관련 의혹은 지난 11일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를 통해 불거졌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의 아들인 A씨가 이직한 한양증권이 BNK금융그룹 계열사 발행 채권 인수단에 선정돼 채권을 대량으로 인수하고 있다는 '몰아주기' 의혹과 A씨의 이직 전 회사에 대한 투자 관련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이 제기된 것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000억원 수준이던 한양증권의 BNK 계열사 채권 인수물량은 김 회장 아들인 A씨가 한양증권 대체투자업 센터장으로 이직한 2020년부터 4600억원, 2021년 4400억원, 2022년 8월까지 2900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김씨 이직 이후 3년 동안 총 1조1900억원인데 이는 전체 BNK금융그룹 계열사 발행 채권의 9.9%에 해당한다.

또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A씨가 다니던 회사의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2018년 4월 BNK자산운용이 핀테크 사모펀드를 만들어 80억원을 투자했다가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겨 환매가 불가능해지자 BNK금융그룹이 BNK캐피탈로 하여금 특수목적법인(SPC)에 50억원을 우회대출토록 해 환매 불가능 펀드를 처리했다는 내부거래 의혹도 제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BNK금융그룹의 한양증권 채권 몰아주기 의혹에 "BNK의 특이한 거래 관련해 잘 점검해보겠다"고 했다.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맞다면 법규 위반이 될 수 있어서 금감원의 권한 내에서 잘 살펴보겠다"고 했고 현장점검으로 이어졌다.

금감원은 BNK금융그룹에 대한 검사에서 김 회장 아들 관련 특혜 의혹 외에도 김 회장이 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 외부인사를 추천할 수 없도록 경영승계 계획을 바꿔 사실상 회장 자신과 본인이 임명한 계열사 대표로 제한했다는 '사유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 회장 관련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당국도 검사에 착수하면서 BNK부산은행 노조가 사퇴를 촉구하는 등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기 전에 용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금감원은 김 회장이 직을 내려놓더라도 검사는 계속 진행하다는 방침이어서 BNK금융그룹은 당국의 칼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금감원은 김 회장 아들에 대한 몰아주기 의혹이나 부당 내부거래 의혹은 엄중히 따져보겠다면서도 BNK금융그룹의 경영승계 계획과 관련한 부분은 신중한 분위기다.

폐쇄적 경영승계 구조가 일반 시중은행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임원 추천 등은 경영사 자율에 해당하는 부분이어서 당국의 개입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어서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지난 24일 종합감사에서 "국회의 지적이 있고 그 즈음에 공익신고가 있어서 최근에 검사에 착수했는데 법에 어긋나지 않은 금융회사의 자율적 운영에 대해서는 입장이 조심스럽다"며 "법과 원칙에 저해되는 것인지 아닌지 근본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법규 위반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주저함 없이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검사로 인해 BNK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BNK금융지주는 경영승계 계획에 따라 계열사 대표 9명이 회장 후보가 되는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그룹 평판을 저해할 경우 외부인사를 후보로 추천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작동할 여지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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