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이태원 참사' 같은 군중사고, 전조증상 있어..."미리 인지하고 나와야"

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10월 31일 (월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전문가는 이 사건, 이 사고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이하 박재성): 네, 안녕하십니까?

◇ 박지훈: 먼저 서울 한복판에 압사 사고로 많은 사망자들이 발생했는데, 원인이 어떻다고 보고 계십니까?

◆ 박재성: 이태원은 평상시에도 젊은이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 거리 아닙니까. 더군다나 3년 만에 노 마스크에 의한 핼러윈 데이 축제를 하다 보니까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인원이 이태원에 몰리게 된 거죠. 지금 추산하는 인원은 10만 명 정도라고 얘기를 하게 되는데, 이번에 사고가 발생했던 골목에 순간적으로 많은 인원이 갑자기 쏠리게 된 겁니다. 우리가 '깔때기 현상'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깔때기 위쪽은 굉장히 넓고 아래쪽은 좁습니다. 위쪽의 어떤 물질을 볼 때 아래쪽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보다 위에서 붙는 속도가 더 양이 많게 되면 위에 흘러넘치게 되지 않습니까. 그래도 깔때기 흘러넘치게 되지만 그 안에 사람이 있게 되면 거기서는 압박이 가해지고 압사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앞에서 한 명의 사람이 넘어졌지만 주변이 워낙 시끄러웠고 소음이 많았고 음악 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앞에서 발생한 상황이 뒤쪽으로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이죠. 그래서 앞에서 '뒤로 뒤로'라고 하는 얘기를 했지만 뒤쪽에서는 '밀어 밀어'라고 얘기를 잘못 들었다고 하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태원의 사고가 발생한 골목이라고 하는 데는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불안전한 환경을 갖고 있었고, 그 안에서 젊은이들이 굉장히 일순간에 많이 몰리고 굉장히 시끄럽고 술도 일부 마시고 이렇게 했던 것은 불완전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복합돼서 사고로 이어지게 된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박지훈: 뒤에서 미는 힘이 이렇게 강력하면, 한 사람이 넘어지면 다시는 일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가는 겁니까?

◆ 박재성: 그렇습니다. 보통 건강한 성인의 몸무게를 65kg 정도로 잡았을 때, 100명이 동시에 밀었을 때 그때 압력이 약 18t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 압력이 일순간적으로 가해지게 되면 사람들이 흉부에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죠. 흉부에 굉장히 강한 압박을 받게 되면 사람이 숨을 쉬려고 해도 흉강이 팽창을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 압박성, 질식성 사고로 이어지게 되는데 보통 그 시간이 6분 정도 시간이 흐르게 되면 사망으로까지도 이어질 수가 있는데,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인터뷰에 의하면 30분을 압박을 받는 상태로 서 있었다고 했기 때문에 이렇게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박지훈: 결국은 여성들이 그런 힘을 받는 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런 (피해가 컸던)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 박재성: 그렇습니다. 특히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보통 일반적으로 남성분들보다 키가 조금 작지 않습니까? 평균 키도 우리나라도 약 10cm가 작게 되는데, 남성분들 사이에 끼게 되면 훨씬 더 호흡하는 것이 어렵고요. 좀 전에 앵커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남성들에 비해서는 근력이나 이런 힘이 약하기 때문에 압력에 버티는 저항이 약하고, 여기에서 충격을 받았을 때 스스로 소생하는 능력도 일부 약하게 됩니다. 그리고 도쿄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의하게 되면 여성들 같은 경우는 자신의 체중에 60% 정도만 자신의 신체에 하중이 쏠려도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가 있다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신체적으로 남성들보다 취약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인명피해로 연결된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박지훈: (골목의) 폭도 4m 정도고 거리도 그렇게 길지가 않은데, 다른 사고들과 비교해 봤을 때 피해 규모가 너무 큽니다. 이렇게 컸던 이유가 뭘까요?

◆ 박재성: 제가 그 골목 안에 몇 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는가를 한번 따져봤습니다. 저는 피난 행동, 군집 행동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일반적으로 군집에 의해서 사고가 발생하려면 1㎡ 당 보통 9인에서 10인 정도 사람들이 있으면 사람들이 비명 소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보통 12인 정도가 되면 사람들이 쓰러지고 실신하는 사람들이 발생을 하는데, 골목 유효폭이 4m에 길이가 45m였습니다. 면적으로 따지자면 80㎡인데 만약에 ㎡당 10인이 있게 되면 1,800명이 그 작은 골목 안에 있었다는 얘기고. 제가 봤을 때 12인 정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러면 약 2,100여 명이 그 작은 골목 안에 있었다는 얘기고. 특히 거기가 T자 형태로 되어 있다 보니까 양쪽에서 유입이 되면서 경사 진 쪽으로 사람들이 내려가서 빠져나가야 되는데, 빠져나가야 하는 쪽이 메인 도로의 인도입니다. 거기에서의 큰 보행 흐름이 있다 보니까 그 보행 흐름이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막게 된 것이죠. 그러니까 제대로 유출이 안 되고 유입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 보니까 거기에서 인원은 누적이 되고 인원 밀도는 올라가고 그게 결국은 압박으로 가해진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대규모 인명피해로 연결이 된 거죠.

◇ 박지훈: 골목의 구조라든지, 앞에 큰 도로와 연결되는 부분이 막혀 있는 게 요인이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경찰이나 인력이 투입이 됐다면, 선제적 조치가 있었다면 사고가 방지가 됐었을까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재성: 저는 참 그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보게 되면 주최자가 있는 행사로서 1천 명 이상의 참석자가 예상이 되면 관련 지자체에다가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해서 그 행사의 위험 특성이나 행사 규모에 맞는 안전관리 계획을 세우고 안전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이루어졌는가를 심의를 받고 허가를 받아야지만 행사를 진행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핼러윈 데이 같은 경우는 주최자가 없는 축제다 보니까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심의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결국은 사전적으로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어떤 안전 조치를 취해야 되는가라고 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제대로 못 했다고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더군다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최자가 없다 보니까 이게 누구의 책임이냐고 하는 그런 논란과 혼란적인 것들이 계속 논란이 진행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나왔던 것처럼 현장에 200여 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가 됐었다고 하는데, 그게 안전관리 통제 인력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방범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했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안전 관리라든지 이런 통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고요. 그러니까 안전관리 계획은 '워스트케이스'라고 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계획을 해서 거기에 맞춘 안전계획을 수립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안전에 대한 것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인데,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주최자가 없는 행사지만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고 하더라도 우리 국가, 지자체가 좀 더 안전에 대한 부분을 더 신경 쓰고 배치를 했었어야 되는 것이고. 그 전날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까 사고의 위험성이 있다고 하는 얘기가 계속 나왔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간과한 게 아닌가라고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박지훈: 그러면 불가피하게 사람 많은 곳에 있을 경우, 또 사고 같은 게 일어날 경우 대비하거나 또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소개해 주십시오.

◆ 박재성: 요새 방송에 보면 '가슴을 손으로 막으라'고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그건 정말 한두 명에 의한 압박을 받았을 때나 유효하지, 이렇게 많은 인원이 있을 때는 그건 있을 수도 없는 얘기고요. 중요한 것은 어떤 군중에 의한. 군집에 의한 사고는 전조 증상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사람들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신체적으로도 접촉이 안 된 상태에서 보행을 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이걸 자유보행이라고 하는데, 밀도가 높아지게 되면 자유보행이 안 됩니다. 군집에 점차적으로 쏠려서 보행을 하고 내가 가고 싶은 대로 못 가고 사람들 무리에 쏠려서 보행을 하는 것을 군집 보행이라고 하게 되는데, 갑자기 군집 보행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길거리에서. 점차적으로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서 내 의지와 상관없는 보행이 이루어지면 이건 사고로 연결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미리 자기 보호적인, 자기 방어적인 행동으로 빠져나와야 되는 것입니다. 그게 제일 중요한 겁니다.

◇ 박지훈: 거기 들어가 있으면 나중에는 나오기가 어렵다, 이 말씀이네요?

◆ 박재성: 그럼요. 이번에도 목격자들 같은 경우 자신은 빠져나오고 싶었는데 군중의 흐름에 쏠리다 보니까, 뉴스 영상 자료에서도 보게 되면 사람들이 개개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덩어리로 왔다갔다 쏠리듯 움직이게 되는데 그건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전에 전조 증상을 느끼고. 이번에 사고 당하신 분들도 한 번도 이런 것들에 대한 경험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교육을 받아보지도 못하니까 이런 것들이 어떤 사고로 얼마나 위험한가라고 하는 것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앞으로도 이런 부분들에 대한 것들도 안전 교육이나 이런 것들을 좀 더 포함해서 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박지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학 교수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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