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발발이’ 왔다”… 평온한 대학가 원룸촌에 ‘날벼락’

오상도 2022. 10. 3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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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39)가 31일 출소한 가운데 새 거주지로 파악된 경기 화성시 봉담읍의 한 대학가 원룸촌에 비상이 걸렸다.

주민 A씨는 "지난 28일 한 여성이 수원의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방문해 80대 할머니가 관리하는 건물 원룸의 월세 계약을 맺었다"며 "알고 보니 그 여성이 박병화의 어머니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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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39)가 31일 출소한 가운데 새 거주지로 파악된 경기 화성시 봉담읍의 한 대학가 원룸촌에 비상이 걸렸다. 주민들은 “이춘재 연쇄 살인으로 트라우마가 남은 화성시에 또다시 상처를 안기는 것”이라며 법무부를 성토하고 있다. 법무부는 전날 박병화의 거주지와 관련해 “본인과 가족이 결정한 주거지에 거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원 발발이'로 불린 연쇄성폭행범 박병화가 출소한 31일 거주지인 경기도 화성시의 원룸 주변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공개된 여성가족부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의 박병화 신상 정보에는 거주지가 화성시 봉담읍의 대학가 원룸으로 기재됐다. 그의 거주지 주변에는 대학생들이 다수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트에는 박병화의 주소(주민등록 주소지와 실거주지) 외에 이름과 나이, 사진, 키, 몸무게, 성범죄 요지, 성폭력 전과, 전자장치 부착 여부 등이 공개됐다. 

사이트에 따르면 박병화는 키 171㎝, 몸무게 79㎏의 건장한 체격이다. 전자장치를 착용한 상태로 2032년 10월30일 착용이 종료된다. 그는 2002년 12월∼2007년 10월 수원시 권선구, 영통구 등지의 빌라에 침입해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고 형기를 마쳤다.

출소 이후 박병화의 거주 소식에 일대 주민들은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들은 “20대 젊은 여성들을 성폭행한 범죄자가 대학가 원룸촌에 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새 거주지는 3∼4층 높이 건물들이 밀집한 곳으로, 대학생과 인근 공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비교적 싼 거주비를 내고 입주해 있다. 500m 떨어진 곳에는 초등학교도 있다. 

일명 '수원발발이'로 알려진 연쇄성폭행범 박병화(40) 출소일인 31일 경기도 화성시 한 주택가에서 정명근 화성시장이 박병화의 신속퇴거를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주민 A씨는 “지난 28일 한 여성이 수원의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방문해 80대 할머니가 관리하는 건물 원룸의 월세 계약을 맺었다”며 “알고 보니 그 여성이 박병화의 어머니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시나 기관에서 아무 연락도 못 받았고 경찰들이 몰려들길래 무슨 일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이날 정명근 화성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박병화의 주거지 앞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퇴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가두시위 참가자들은 “지역 주민을 무시한 법무부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시위 직후에는 정 시장과 권 의원, 박철수 수원대총장 등이 수원대에서 대학생과 거주민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정 시장은 “박병화의 거주를 알리지 않고 방을 구한 건 사기 행위에 준하는 위법 계약이라고 보인다”며 “원룸 관계자와 협의해 계약을 철회하고 강제 퇴거할 수 있도록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이날 오전 봉담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선 “법무부는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군사 작전하듯 새벽에 화성시로 이주 조치하고 일방적으로 통지했다”며 “화성시민은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의 거주를 결사반대하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박병화 거주지 관할 보호관찰소와 핫라인을 구축해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여성·청소년 강력팀 3명을 특별대응팀으로 지정해 치안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주거지 주변에 대한 방범 진단을 실시, 지자체와 협조해 폐쇄회로(CC)TV 등 범죄 예방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박병화 거주지 앞에 순찰초소를 설치해 시 기동 순찰대, 보호관찰소 관계자, 경찰이 상시 주둔하며 순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화성=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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