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 생명 못 지켜 사죄”···합동분향소 조문[이태원 핼러윈 참사]

김윤나영·탁지영 기자 2022. 10. 3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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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사태 조기 수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거듭 다짐했다. 당 지도부에선 막을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완벽하게 지켜내지 못한 책임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은 희생자들의 안돈과 유가족 여러분의 위로, 사건 수습에 만전을 기할 때”라며 “왜 그런 사안이 벌어졌는지, 앞으로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당연히 사후 조치가 뒤따라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사고 수습과 희생자 추도, 부상자 회복이 가장 급선무”라며 “국회도 참사 수습에 초당적으로 신속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막을 수 있었던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도 많다”며 “예방조치, 안전 관리, 사고 초동 대처 등에 미흡함은 없었는지 꼼꼼하게 살펴서 국민적 의구심과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들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정부에 책임 소재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일방통행 조치만 있었어도, 안전요원을 배치만 했어도, 인파 흐름을 모니터링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며 “재난안전법에 따르면 지역 축제 개최 시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안전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용산구청도, 서울시도, 경찰도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수많은 재해가 있을 때마다 행안부 장관, 국무총리가 본부장을 맡아서, 필요할 때는 대통령이 컨트롤타워가 되어서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했다. 그는 이어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으로 이동해 용산소방서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이 대표는 사고 당시 차도와 인도가 분리됐는지, 많은 인파를 통제할 계획을 사전에 세웠는지, 선례가 어떤지를 물었다. 용산소방서 측은 ‘차량과 사람을 분리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고, 이번에는 통제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대표는 “연례 행사인데 그 전에 했던 것만 반복했더라도 이렇겐 안 됐을 텐데, 이번에는 진입 통제도 없고 차도·인도 분리도 없고 일방통행 관리도 안 하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쟁으로 보일 수 있는 일정은 중단하면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다. 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의 용산 대통령실 앞 1인 시위를 멈췄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에 대한 당론 추인 절차도 미뤘다. 국민의힘과 합의해 오는 3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을 8일로 연기했다.국회 당대표실의 뒷걸개 문구는 ‘야당탄압 규탄, 보복수사 중단’에서 ‘힘을 모읍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로 교체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검은 정장을 입고 ‘추모’라고 적힌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당 용산이태원참사대책본부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장례비 지원과 유가족 심리 지원 대책을 점검하기로 했다.

정의당도 이날로 예정된 새 지도부 취임 행사를 취소하고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조문했다. 이정미 대표는 분향소에서 “막을 수 있었던 참사”라며 “수습만큼이나 이번 참사의 원인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그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는 “참사의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생명존중·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정치의 책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지도부와 의원단이 31일 서울광장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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