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본격화
태양광 패널부터 이차전지, 바이오 소재까지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사업도 나서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준공한 ‘HPC공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친환경 사업 강화에 나선다. 태양광 패널 소재 EVA를 비롯해 기초소재와 에너지 소재, 이차전지 소재와 바이오 소재 등 친환경 화학소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최근 탄소중립, 에너지 대란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 공략을 강화할 전략이다.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EVA의 경우 HPC 공장 준공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생산 능력 30만톤(t) 역량을 갖추게 돼 단일 라인 기준 국내 최대 규모를 확보했다.
HPC프로젝트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3조원 이상을 투자한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이다. 이달 준공한 HPC공장은 대산공장 내 66만m2 부지에 건설된 초대형 석유화학 설비로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HPC 공장을 활용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케미칼은 LG생활건강, 롯데케미칼과 함께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플라스틱 설비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기존 공정의 원료로 도입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역할을 맡고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이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품 특성에 맞게 최적화하고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개발하는 역할을, LG생활건강은 친환경 플라스틱을 납품받아 친환경 용기를 양산한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폐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조건에서 가열해 만든 원유 성상의 기름으로,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현대케미칼은 보유 중인 정유·석유화학 공정을 활용, 연간 최대 3만t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처리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으며 향후 10만t 규모로 설비 확장을 검토 중이다. 현대케미칼 관계자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적용한 신규 고부가 활용처를 개발 중이며 관련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플라스틱 사업 로드맵을 설정하고 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식물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위해 미국 대니머 사이언티픽사와 바이오플라스틱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개발, 마케팅, 제조 등에 있어 폭넓은 협력을 약속했다. 바이오플라스틱을 적용한 신규고부가 활용처를 개발하고 아시아권 수요에 공동대응, 생산설비 공동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2024년까지 국내 파일럿 공장을 가동하고, 2030년까지 상업 공장을 가동하고 시장 판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의 소각, 매립 등에 따른 생태계 파괴가 심각함에도 플라스틱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기존 플라스틱을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체해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정유·석유화학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화이트바이오와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으로의 사업 전환을 통해 최근의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에너지 대전환 등의 파고를 넘을 전략이다. 이 같은 비전을 지난 7월 처음 발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보고서에 담고 관련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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