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 차이나···중국 경제는 이제 내리막길 접어들었다”
국책연구기관 토론회에서 국내 중국 전문가들이 “중국의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진단을 내놨다. 중국의 부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도 언급됐다.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3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북한경제리뷰’ 10월호에 지난 17일 국내 중국 전문가들이 ‘미중 경쟁과 한미 동맹 강화 시기의 대중정책’을 주제로 토론한 내용을 실었다. 사회는 이석 KDI 북한경제연구실장이 맡았다.
이날 토론에서 주 상하이 총영사를 지낸 한석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부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피크 차이나’를 언급했다. 최근 미국 등에서 거론되는 개념으로, 중국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한 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등 최근 상황에 비춰봤을 때 중국이 강경한 태도를 접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한 교수는 “최근 변화된 중국 경제 사정으로 중국이 국제 사회에 좀 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중국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을 넘어서야 할 적으로 여기고, 현재 중국의 모든 대외정책의 초점은 ‘미국을 어떻게 능가하느냐’”라며 “시진핑의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북한경제리뷰’ 10월 호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 경제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미국의 제재,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 봉쇄, 중국 정부의 반(反) 기업적 정책 등으로 올해 중국 경제는 예상치 못한 내림세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는 “최근 중국 경제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헝다그룹 관련 이슈와 환율”이라고 했다. 주 교수는 “재작년쯤부터 위기설이 돌던 헝다그룹 관련 소식이 작년 상반기부터 전혀 나오지 않는 점이 의아하다”면서 “중국이 헝다그룹 파산 위기에 대한 우려를 다른 이슈로 돌리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은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다. 370조가량의 부채를 안고 있다가 지급했어야 할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해 지난해 말 실질적 디폴트(부도) 상태에 빠졌다.
이어 중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상황과 관련해 “중국으로서는 대외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에 호조를 보일 수 있겠지만, 외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며 “이 상황이 지속한다면 재정 위기(debt crisis)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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