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KS 랜딩⑮] 가을과 KS가 어떤 것인지 잘 봐두렴… 언젠간 너희들의 무대니까

김태우 기자 2022. 10. 3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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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모-조형우-안상현(왼쪽부터)는 주어진 임무를 실수 없이 수행해내야 한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98경기에 나가 소화한 타석은 75타석. 경기당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했다. 타석은 그의 무대가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빛이 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1군의 공기는 달랐다. 한 타석, 한 이닝이라도 나갈 수 있으면 그것으로 좋았다. 그렇게 매일 그 소소한 출전 기회를 바라며 190일을 보냈다.

SSG의 수비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최경모(26)의 올해 이력은 독특하다. 출전 기록이나 팀 내 비중을 볼 때는 전형적으로 1군과 2군을 오가는 뎁스 플레이어처럼 보인다. 그런데 1군 등록일수는 올해 무려 190일이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4월 2일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즌 최종전인 10월 8일까지 매일 1군 선수단과 함께 했다. 그는 역사적 ‘와이어 투 와이어’의 과정을 하루도 빠짐없이 경험한 SSG의 몇 안 되는 선수로 역사에 남았다.

한국시리즈 엔트리는 정규시즌보다 더 많은 30명이다. 현장에서는 벤치가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숫자라고 본다. 그러나 꽤 많이 보이는, 꽤 넓어 보이는 그 자리에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단순히 경험을 쌓으라고 배려하는 차원에서 낭비되는 자리는 없다. 백업 선수라고 해도 다 그만한 가치가 있고, 다 그만한 자격이 있기에 포함되는 것이다. 시리즈에서도 해야 할 몫들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

최경모는 올해 2월 제주 캠프 당시 ‘수비력’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유격수는 물론 2루수, 때로는 3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김원형 SSG 감독이 캠프 중반 아예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선수로 분류했을 정도였다. 정규시즌에서도 그런 기대치를 충족했고, 1군에서 계속 뛰었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타율도 0.301을 기록하며 알토란같은 방망이를 뽐냈다. 벤치의 신뢰가 굳건하다.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팀 내 포수 최고 유망주로, 이번 한국시리즈 ‘제3의 포수’로 낙점된 조형우(20)도 그저 경험 차원에서 뽑은 선수가 결코 아니다. 김민식 이재원을 제외한 다른 포수들과 비교했을 때 ‘공을 던지는 능력’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당당하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다. 조형우가 출전하는 시점을 유추하면 경기 막판이나 연장에 돌입했을 때다. 이 상황에서 도루 저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라는 믿음이 있다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내야 백업 및 대주자 몫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는 안상현(25)도 경기 막판 활약에 기대를 걸고 엔트리에 포함시킨 선수다. 시즌 중 대수비 및 대주자로 자주 활용하며 해당 보직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시즌 막판에는 의외의 장타력까지 보여주며 번뜩이는 재능을 과시했다. 경기 막판 어지럽게 엔트리를 소모했을 때 대주자로 기대를 걸 수 있는 선수다.

백업이기는 하지만 각자 맡고 있는 임무가 생각보다 무겁다. 주전은 아니지만 경기 막판의 승부처에서 투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갑자기 투입, 집중력을 순식간에 끌어올려 실수 없이 자신이 맡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전 선수들 못지않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까지 30명의 모든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완벽한 기능을 발휘할 때,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점차 가까워질 수 있다.

20대 초‧중반의 선수들로 이런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다는 ‘성공의 경험’은, 향후 이 선수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리그를 주름잡는 슈퍼스타들 중 상당수도 가을무대에서 처음부터 그 비중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다. 김광현과 최정이 영원할 수는 없다. 세 선수를 포함한 엔트리의 20대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이번 가을을 보내야 팀도 지속 가능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그들의 무대니까.

SSG 2022년 한국시리즈 예상 엔트리

투수 : 김광현, 서진용, 김택형, 이태양, 오원석, 최민준, 장지훈, 고효준, 노경은, 폰트, 모리만도, 문승원, 박종훈

포수 : 김민식, 이재원, 조형우

내야수 : 박성한, 김성현, 최주환, 전의산, 최경모, 안상현

외야수 : 최지훈, 김강민, 한유섬, 오태곤, 라가레스, 추신수, 하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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