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태원 사고, 입건자 없어…목격자 44명 조사"

31일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간담회
"CCTV 52건 확보…SNS 영상도 정밀 분석"
"부검 필요성 크지 않아…유족 원하면 진행"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입건자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목격자 조사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사진=연합)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3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현재까지 입건된 대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찰은 총 475명으로 수사본부를 편성해 목격자 조사와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사고 경위를 면밀히 확인 중”이라며 “현재까지 목격자 44명을 조사했고, 공공 CCTV는 물론 사설 CCTV까지 총 42개소 52건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와 관련된 SNS 영상물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 많은 인원이 있었는데 조사한 목격자 수가 적다는 지적에 남 본부장은 “경찰로서는 사고현장 수습과 사망자 신원 확인이 급선무였다”며 “현장이 정리된 뒤 어제 하루에만 44명을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 위쪽에서 일부 시민이 앞 사람을 밀어 사고를 일으켰다는 의혹과 관련 남 본부장은 “목격자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며 “추가로 목격자 조사와 영상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명인을 보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는 의혹에 대해서 그는 “아직 사고 장소에 인파가 몰린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사망자 부검과 관련해서는 남 본부장은 “공개된 장소에서 발생한 사고로 CCTV 등 다수의 영상이 존재해 부검 필요성은 높지 않다”며 “유족이 희망하면 부검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부검을 희망하는 유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경위를 수사하며 마약 관련한 수사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그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고인의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 유출 행위가 발생한다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남 본부장은 “명예훼손 등 게시글 6건에 대해 관할 시·도경찰청에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지시했다”며 “허위사실유포 등 게시글 총 63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삭제·차단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고인 유가족 등의 고소 접수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악의적인 허위·비방글과 피해자 신상정보 유포 행위는 고소 접수 전이라도 수사착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