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에 인도까지 돌아왔다” …CPHI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는 입구부터 ‘북적’
작년 불참했던 인도 기업들 대거 참석
K-제약 인도와 경쟁할 듯
바이오의약품 등 새로운 분야 입지 넓혀
30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은 세계 최대 규모 의약품 박람회 ‘국제의약품박람회(CPHI Worldwide 2022)’ 참석하는 인파들로 북적였다. 공항 입국심사대에서부터 ‘CPHI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인사말이 들렸다. 공항 앞에는 CPHI가 열리는 대규모 전시장 ‘프랑크푸르트 메세’까지 직통버스 안내판이 있었다.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중앙은행이 있는 금융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노버산업박람회가 열리는 하노버 다음으로 독일에서 박람회가 가장 많이 열리는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 중심인 ‘메세 전시장’에서는 세계4대 모터쇼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도 열린다.
CPHI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번갈아 가며 개최한다. 국내 제약사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소규모로 참석하다가, 지난 2017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참여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내달 1~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셀트리온과 SK팜테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단독 부스를 열고, 중견 제약사들도 대거 참석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전시는 크게 원료의약품(API), 완제의약품(FDF), 포장재(InnoPack), 장비(P-MEC), 수탁서비스(ICSE) 등 다섯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 바이오의약품 부문에서 한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면,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부문에서는 ‘인도 대형 제약사의 귀환’이 눈에 띈다.
최근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위탁개발생산(CDMO)이 주목을 받지만, 이 행사는 원래 원료의약품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시작했다. 인도와 중국이 세계 원료의약품 시장의 70%를 쥐고 있지만 코로나19로 한동안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가, 이번에 다시 돌이왔다는 뜻이다.
이날 집계된 행사장 등록 기업을 국가 별로 구분하면 인도가 378개, 중국 143개, 미국 111개 한국 63개로 인도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인도 기업의 숫자는 한국과 비교하면 6배 많고, 미국 중국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전시장 인근 호텔에 인도 투숙객이 여럿 보였다.
행사에 참석하는 인도 기업을 업종별로 구분한 결과 원료의약품(194곳) 완제의약품(103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인도 업체들이 올해 행사에 총출동 한 것은 중국 제약사들이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 기회를 잡아 채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행사에 참석하는 중국 원료의약품 업체는 90곳으로 인도의 절반에 그친다.
완제의약품(19곳)으로 참여하는 한국 제약사들도 올해는 인도와 경합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제약사 중에는 동아에스티, 영진약품, 유한양행, 한국코러스제약, 대원약품, 삼진약품, 휴온스, 국제약품, 환인제약, 명문약품, 제일약품, 신신제약, 동국약품, 한미약품, 대웅제약, CKD바이오 등이 참석한다.
다만 행사의 무게 중심이 전통 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넘어간 것을 볼 수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론자, 캐털란트 등 글로벌 CDMO기업들이 행사장의 가장 중심으로 통하는 H홀에 대형 부스를 대거 열었다. H홀에 CDMO기업들의 주요 고객사인 화이자 애브비 등 글로벌 빅파마 부스도 함께 자리했다.
올해 행사를 보면 ‘의약품’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다. 전통적으로 부스를 열었던 부문들을 제외하고 일반제약사, 바이오 의약품, 정밀 화학 생산은 물론 분석연구, 임상시험수탁(CRO), 천연물까지 한 부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CPHI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정밀 의학이 보편화되면서 CDMO의 장점이 소형 바이오벤처를 넘어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라며 “정밀 의약품 생산 공정은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이지만 소모적이라서, 대형 제약사들은 자체 수행하긴 실용성이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전시장 인근에서 만난 현지 교민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됐던 박람회들이 재개되면서 도로 정체가 심해졌다”라고 했다. 이날 프랑크푸르트 마라톤이 3년 만에 열리면서 시내는 전시장 인력과 마라톤 인파가 뒤섞여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② 의대 준비하러 대학 일찍 간 과학영재들, 조기진학제 손 본다
- [단독] 삼성전자, P2·P3 파운드리 라인 추가 ‘셧다운’ 추진… 적자 축소 총력
- [단독] 서정진 딸 관련 회사 과태료 미납, 벤츠 차량 공정위에 압류 당해
- [단독] ‘레깅스 탑2′ 젝시믹스·안다르, 나란히 M&A 매물로 나왔다
- “트럼프 수혜주”… 10월 韓증시서 4조원 던진 외국인, 방산·조선은 담았다
- 가는 족족 공모가 깨지는데... “제값 받겠다”며 토스도 미국행
- 오뚜기, 25년 라면과자 ‘뿌셔뿌셔’ 라인업 강화… ‘열뿌셔뿌셔’ 매운맛 나온다
- [인터뷰] 와이브레인 “전자약 병용요법 시대 온다… 치매·불면증도 치료”
- ‘꿈의 약’ 위고비는 생활 습관 고칠 좋은 기회... “단백질 식단·근력 운동 필요”
- 위기의 스타벅스, 재택근무 줄이고 우유 변경 무료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