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 머리채 잡은 초등생…울산 교권침해 급증

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88건, 올해는 1학기에만 58건 접수
강북학교운영위원장협, 대책 마련 촉구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최근 울산의 초등학교에서 6학년 남학생이 담임교사의 머리채를 잡는 등 교권 침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지역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는 교권 침해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을 교육당국에 요구하고 나섰다.

31일 울산시교육청과 강북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울산의 모 초교 6학년 교실에서 학생 A군이 담임교사 B씨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당시 A군은 2교시 수업이 끝난 후 생활지도 차원에서 휴대폰으로 촬영을 하는 B씨의 휴대폰을 뺏으려다 결국 화를 이기지 못하고 교사의 머리채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칠판에 입에 담기 힘든 비속어 등을 적어 놓자 B씨가 이를 지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는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으나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병가를 내고 자택에 머물고 있다.

학교 측은 현장을 목격한 학생등을 대상으로 개별 상담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은 현재 학교에 나오고 있다.

교권 침해 사례는 코로나19 이후 대면 수업이 재개된 지난해부터 급증하는 추세다.

울산에서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건수는 2020년 34건에서 2021년 88건으로 늘어난뒤 올해 들어서는 1학기에만 58건이 접수됐다. 또 교사 61%가 매일 한번 이상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경험하고도 제재할 방법이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에 강북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는 이날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락한 교권을 회복하고, 교사가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을 직접 지도할 수 있도록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법제화하는 방안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도 교사가 적극적으로 문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이미 있는 법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교사들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 법제화가 유명무실한 법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법으로 제정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울산시교육청에도 교권 침해 예방 대책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요구사항은 ▲피해 학생들의 집단 상담 의무화 및 정기적인 모니터링 ▲피해 교사 회복을 위한 현실적인 프로그램 개발 ▲가해 학생 재발 방지 위해 특화된 전문 교육 시설 구축 ▲가해 학생을 위한 맞춤 인성교육 제공 등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교권 침해 예방은 법 제정보다 대상별 맞춤 인성교육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에 울산시교육청은 교원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파악해 다양한 피해 회복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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