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얼굴 모르지만, 그립습니다”…국화 쌓인 이태원역 1번출구

황병서 2022. 10. 3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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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가 흰 국화 꽃으로 싸였다.

지난 29일 밤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 나온 인파가 엉켜 벌어진 압사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국화 꽃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하철 출구 철창에는 수십 송이의 국화꽃과 함께 소주, 담배, 떡 등이 놓여 있었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께 서울 이태원에 핼러윈 데이에 맞춰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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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1번 출구 앞 추모공간
안타까운 마음 담은 쪽지글들
흰 국화꽃·떡·소주·담배 등 놓여
국가애도기간 중 영업중단 가게들도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가 흰 국화 꽃으로 싸였다. 지난 29일 밤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 나온 인파가 엉켜 벌어진 압사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국화 꽃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31일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사진=황병서 기자)
이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는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찾아와 애도를 표했다. 지하철 출구 철창에는 수십 송이의 국화꽃과 함께 소주, 담배, 떡 등이 놓여 있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십수 개의 포스트잇이 붙여 있고, 편지와 슬리퍼, 목 베개 등도 바닥에 펼쳐져 있었다.

포스트잇에는 “당신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당신이 벌써 그립습니다”, “퇴근하고 곧장 집에 가는 것에만 혈안이 돼 여러분을 돕지 못하였음에 깊이 사과드립니다”, “허무하게 가시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대들이 가버린 삶을 하루하루 더 소중히 살아가겠습니다”와 같은 글이 담겨 있었다.

이 근처 아파트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A씨는 “삶이 이렇게 허망할 수가 없다”면서 “꽃다운 나이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울먹였다. 60대 남성 B씨는 “이 부근에 사는데 이제 여기는 다시 못 올 것 같다”고 말했다. 허모(27·남)씨는 “저와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이 안타까운 일을 겪었는데 남일 같지 않아서 오게 됐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영업을 중단한 가게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정부가 전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일주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면서 애도에 참여하기 위한 조치로 보였다. 사고 현장과 인접한 커피숍과 편의점 등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월5일 애도기간까지 휴점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께 서울 이태원에 핼러윈 데이에 맞춰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맞아 보행로 폭이 4m 안팎으로 좁은 경사로 골목길에 인파가 몰리며 압사 사고라는 참극이 벌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54명, 부상자 149명으로 총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31일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사진=황병서 기자)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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