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쇼츠·릴스 '숏폼' 보다가 재밌으면 본방 보러간다? 안간다?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윤복실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 연구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틱톡·쇼츠·릴스 '숏폼' 보다가 재밌으면 본방 보러간다? 안간다?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뉴미디어트렌드 오늘은 서강대학교 미디어 융합연구소 윤복실 교수와 함께 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윤복실 교수(이하 윤복실)>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유튜브 같은 SNS가 불러온 변화 중에 하나, 요즘은 뉴스도 영상으로 소비하던데요. 특히 짧은 영상, 이른바 숏폼 콘텐츠가 또 하나의 큰 흐름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유튜브 쇼츠를 보는데, 교수님은 어떠세요?
◆ 윤복실> 네, 저는 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릴스를 가볍게 시청할 때가 있구요. 유튜브에서 드라마 리뷰 콘텐츠를 시청할 때가 있습니다. 드라마를 연구할 때, 사용하는데, 이유는 드라마가 보통 연속극 형태가 서사가 긴 편이라 회당 서사가 기억나지 않을 때 주로 이용합니다. 반면, 정말 재밌는 드라마를 만나게 되면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이용을 합니다.
◇ 김양원> 네, 이제 유튜브에서도 대세인 숏츠에 광고비를 주겠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 윤복실> 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0일, 유튜브가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고, 그 자리에서 내년부터 '유튜브 쇼츠' 창작자들과 광고 수익을 공유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광고 수익의 무려 절반에 가까운 45%를 창작자들에게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OTT 플랫폼의 강자 자리를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 김양원> 그에 따라서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가입 조건과 방법도 바뀌었다고요?
◆ 윤복실> 한 마디로 그 문호를 확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는 지난 2007년부터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을 도입해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요, 기존 가입 기준은 구독자 1000명 이상, 공개 동영상의 유효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 크리에이터였습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쇼츠 크리에이터도 구독자 1000명 그리고 90일간 쇼츠 조회수 1000만 시청 시간을 달성할 경우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 가입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 김양원> 플랫폼의 지형 변화가 빠르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러한 변화는 구글이 검색의 절대강자 자리를 틱톡에게 내주면서 더욱 가시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윤복실> 네, 그렇습니다. 틱톡은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구글을 제치고 방문자 기준 세계 1위 사이트에 올라섰습니다. 틱톡이 그 전년도에는 7위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 변화 속도가 무척 빠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튜브가 쇼츠 창작자들에게 광고수익을 나누어주겠다는 것만 봐도 숏폼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음을 판단한 것일텐데요,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틱톡의 부상은 이미지를 선호하는 세대가 성장함에 따른 결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 김양원> 그런데 SNS에 올려지는 동영상 숏폼, 아까 교수님은 가볍게 시청한다고 했는데, 사실 가볍게 보려다가 짧은 영상을 몇 시간째 보게 되지 않나요?
◆ 윤복실> 사실 그렇습니다. 그것이 숏폼이 대세가 된 이유일텐데요 '숏폼 동영상 SNS플랫폼의 이용 동기가 지속 사용 의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쾌락적 효용을 얻으려는 유희적 동기와 정보획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적 동기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러한 두 가지 동기가 몰입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이용자가 짧은 동영상을 소비하고자하는 목적성을 가진 채 SNS 동영상숏폼 플랫폼인 틱톡을 접속하게 되고, 원하는 동영상 콘텐츠를 찾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동영상을 소비하게 되어 몰입의 경험을 계속한다는 것입니다.(최모세, 김상진, 2021) SNS라면 사회적 동기가 많이 부여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흥미로웠습니다.
◇ 김양원> 그런데 틱톡에서 유통되는 숏폼처럼 애초에 짧게 만든 것도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 같은 긴 시간의 동영상 콘텐츠, 즉 롱폼을 짧게 요약본을 만들거나 하이라이트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드라마 전체를 보지 않고 그렇게 짧게 올려지는 영상만 보는 시청자들도 많더라고요. 특히, 젊은 층에서 그런 경향이 많이 나타나죠. 이런 시청 경향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복실> 제 생각에는 요약본을 본 것만을 가지고는 드라마를 봤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줄거리만 아는 것이죠. 드라마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드라마 리뷰 콘텐츠를 통해서는 드라마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우여곡절 끝에 서사의 종결에 이르게 되는데, 그 이유가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거든요. 흔히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는 메시지, 인과응보, 권선징악 등의 보편적 이념이 제대로 전달될 수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드라마가 시청자를 위해 준비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없다고 봅니다. 보통 대리만족이라고 부르는데, 대리만족을 느낄 수 없다면 드라마를 봤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방송사나 제작자들이 그렇게 짧은 영상을 올리는 이유, 본 영상으로 시청자 유입시키려는 거잖아요.
◆ 윤복실> 네, 맞습니다. 드라마와 관련한 숏폼 콘텐츠의 동영상이 제작되고 유통되는 궁극적인 목적은 본 영상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 목적을 위해서 방송사에서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숏폼 동영상 콘텐츠는 예고편과 선공개, 그리고 하이라이트, 미방송분, 재가공 영상 등 아주 다양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효과적인 면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제작되고 유통됩니다.
◇ 김양원> 실제 이런 숏폼 콘텐츠를 보고, 본방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나요?
◆ 윤복실> 장르에 따라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시사 프로그램 등의 방송 클립 동영상이 본 방송 시청과 얼마나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아본 연구가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 등재된 논문인데, 방송 클립 동영상과 TV 본 방송 시청 간의 관계가 장르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능의 방송 클립 동영상 이용은 TV 본방송 시청 간 상관관계가 유의미하구요, 반면, 드라마와 시사교양에서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방송 클립 동영상 이용과 TV 본방송 시청 간의 관계/조석현, 이현지. 2020)
◇ 김양원> 예능 콘텐츠는 숏폼을 보고 더 알아보고 싶어서 본방송을 보러가지만, 드라마나 시사교양 콘텐츠는 그렇지 않았다?
◆ 윤복실> 네 그렇습니다. 숏폼 콘텐츠는 예능 콘텐츠에 더 적합하다는 건데요. 유튜브 서머리 콘텐츠 특성과 콘텐츠 제공자 신뢰성이 이용자 몰입과 만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정유진, 이남정, 이정훈, 2021)을 보더라도 오락성이 주효했습니다. 또 독창적인 콘텐츠일수록 사용자의 주의집중을 높인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경우에는 동영상 클립 활용이 드라마 시청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미디어리서치는 '우영우'가 방영 2주 만에 인지도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었던 이유로 '소셜 미디어 프로모션'과 '동영상 클립 활용'을 꼽고 있습니다. 드라마로 유입되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분명히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연구해볼 만할 것 같습니다.
◇ 김양원> 제 생각엔 드라마 우영우의 경우 ENA라는 낯선 채널에서 방송되다보니,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 말씀을 쭉 듣다보니 숏폼 콘텐츠가 유행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 윤복실> 네, <우영우>는 방학기간이 겹치면서 10대 시청율이 높기도 했어요, 절묘한 타이밍이었죠. 지난 10월 15일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가 있었는데, 이날 서울대학교 육은희 박사의 숏폼 동영상 콘텐츠 이용과 본방송 시청 간 경쟁 및 보완 요인에 관한 연구발제가 있었는데요, 육은희 박사는 단순히 영상을 제작하는 것을 넘어서 본방송 시청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다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시사교양 장르의 경우에는 하이라이트 형식의 영상 시청이 본 방송을 감소시켰다면서 영상 형식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수백개에 이르는 방송채널, 유튜브 같은 SNS, OTT 플랫폼까지... 그야말로 다매체 다채널 시대인데, 이런 수많은 플랫폼에서 매시간 쏟아지는 콘텐츠, 그 중에서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방법, 있을까요?
◆ 윤복실> 결국은 경쟁력있는 콘텐츠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공공데이터포털에서 국내 방송 채널 사용 사업 승인 및 등록 현황을 확인해 봤더니 2022년 10월 23일 기준으로 406개의 채널이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거기에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OTT 플랫폼을 떠올리면 그 수가 정말 엄청난 거죠. 요즘처럼 방송사들이나 제작자가 재가공 숏폼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돼야 하는 건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아닐까 싶습니다.
◇ 김양원> 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복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서강대학교 미디어융합연구소 윤복실 연구교수였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BJ 케이 '이태원 참사' 루머에 "나 때문에? 말도 안 돼"(전문)
- 윤홍빈 "울면서 CPR 했지만 살리지 못 해"...이태원 참사 현장 증언
- BTS 진, "귀국한 뒤 며칠 안에 군 관련 서류 쓸 것"
- 공정위, 티빙·시즌 합병 승인… 국내 최대 OTT 탄생
- [Y이슈] 서경덕 교수, 장원영 봉황 비녀 논란에 일침 "中 네티즌 도둑질"
- [날씨] 내일 오전까지 곳곳 비...오후엔 대체로 온화한 날씨
- 트리플스타 '업무상 횡령' 고발 당해…최악의 '사면초가'
- 북한군 추정 영상 공개..."러시아, 공격전 참가 강요"
- "이집트 항구 멈춘 독일 배에 폭발물 150t"...이스라엘 지원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