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아닌 친구집 갔었는데…" 이태원 참사 유족 '허탈·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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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 만난 이태원 참사 희생자 A씨(29)의 아버지 B씨는 텅 빈 눈빛으로 비교적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지난 29일 밤 이태원 인근의 C씨의 집에 놀러간 A씨는 친구와 함께 야식을 사러 편의점에 나갔다가 화를 당했다.
B씨는 이번 장례식장에서 A씨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희생자 7명 중 4명의 빈소가 차려졌고, 2명은 지역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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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속 한 번 안 썩였는데…사고로 처음 본 딸 남친 고마워"
(서울=뉴스1) 송상현 권진영 김성식 유민주 임세원 기자 = "핼러윈 안 간다고 했어요. 이태원 근처 친구네 집에 갔다가 야식 사러 편의점에 간 거지"
3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 만난 이태원 참사 희생자 A씨(29)의 아버지 B씨는 텅 빈 눈빛으로 비교적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지난 29일 밤 이태원 인근의 C씨의 집에 놀러간 A씨는 친구와 함께 야식을 사러 편의점에 나갔다가 화를 당했다. A씨는 C씨와 함께 해당 골목길을 지나다가 인파에 휩쓸려 함께 기절했다.
B씨는 "새벽에 와이프가 전화 받고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며 "차라리 그거였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털어놨다. 딸에 대해선 "부모 속을 한번 썩인 적이 없고, 직장도 좋은데 다녔다"고 했다.
B씨는 이번 장례식장에서 A씨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B씨는 "딸이 '남자친구를 구정 때 만났다고, 좀 소개할 만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며 "여기서 (남자친구를) 처음 봤고, 시신 확인할 때도 우리보다 먼저 와서 기다렸는데 발인일 때까지 휴가를 냈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실제 보니) 사위 같은 느낌이고 내가 평소 말한 대로 좋은 남자를 만났다"며 "(결혼하면) 좋게 잘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장례식장엔 빈소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른 시간이라 친인척 위주의 조문객들이 다녀가는 등 차분한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이틀간 이미 많은 눈물을 흘린 탓인지 넋이 나가거나 지쳐 보였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이송된 이대목동병원이나 강동경희대병원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부 희생자들은 해당 병원이 아닌 연고가 있는 지역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희생자 7명 중 4명의 빈소가 차려졌고, 2명은 지역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1명은 희생자의 부모가 해외에 있어 빈소가 차려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고대안암병원의 경우 4명의 희생자 중 1명의 빈소만 차려졌고, 강동경희대병원은 6명의 희생자가 모두 다른 지역으로 떠날 예정이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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