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에 제주항만 노동조합 독점 깨져…복수노조 체제

대법원, 항만노조 법적 지위 확정…항운노조와 함께 근로자 공급 전망

38년 만에 새로운 제주 항만 노동조합이 법적 지위를 얻어 복수 노조체제가 됐다.

대법원 특별2부는 제주도항만노동조합이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국내 근로자 공급사업 신규허가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본안 심리 없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판결로 항만노조는 지난 1984년부터 38년 동안 독점적으로 제주지역 항만에 근로자를 공급하던 제주도항운노조와 함께 복수 노조가 됐다. 항만노조는 1심부터 3심까지 내리 승소했다.

앞서 지난 2019년 2월 항만노조가 만들어졌다. 이후 같은 해 4월 항만노조가 제주도에 근로자 공급사업에 대한 신규허가를 신청했는데, 제주도가 이를 반려하면서 이번 소송이 시작됐다.

당시 제주도는 전국 대부분 항만에서 1개의 노조에게만 근로자 공급 허가를 내주고 있는 점, 제주항 일원에서도 독점적으로 항만노동자를 공급하는 항운노조가 있는 점을 들어 반려했다.

1심은 "신규허가 거부 처분이 공익보다 제주항만노조의 사익을 지나치게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비례 원칙에 위배되고 두 노조를 차별적으로 취급해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봤다.

2심에 이어 3심에서도 같은 이유로 원고의 손을 들어주며 소송은 4년 만에 끝났다.

현재 항만노조에는 60여 명의 노동자들이 속해 있다. 반면 항운노조는 46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항만노조는 이번 판결 이후 물류협회 사용주와의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할 방침이다.

제주항만노조 김병렬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4년 동안 재판 결과를 기다리면서 힘들었다. 단수보다는 복수노조가 되면 물류비 인하와 함께 또 다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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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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