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키운 3大 원인… ① 비탈진 골목상권 ② 주최자 없는 축제 ③ 신고 1시간 뒤 구조시작

권승현 기자 2022. 10. 3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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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피해를 키운 원인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일단 비탈진 좁은 골목길에 밀집된 인파가 '도미노'처럼 넘어진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골목길로 모이는 이태원, 비탈진 좁은 골목길에 밀집=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골목길의 폭은 3.2m로, 성인 남성 5~6명이 지나갈 수 있는 폭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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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11시쯤 경찰과 소방요원들이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골목에서 깔려 있는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기 음식점·클럽들 골목 포진

10만여명 모이는데 警 137명뿐

154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피해를 키운 원인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일단 비탈진 좁은 골목길에 밀집된 인파가 ‘도미노’처럼 넘어진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거기에 광장이 아닌 골목으로 사람이 모이는 지역적 특성, 경찰·소방당국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던 점,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축제’인 탓에 안전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했던 점이 피해를 키웠다.

◇골목길로 모이는 이태원, 비탈진 좁은 골목길에 밀집=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골목길의 폭은 3.2m로, 성인 남성 5~6명이 지나갈 수 있는 폭에 불과했다. 이곳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유명 클럽·음식점이 포진한 세계음식문화거리로 향하는 주요 골목이다. 게다가 이 골목길은 약 10%의 경사도가 있는 내리막길이다.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넘어졌다”는 시민 증언이 나오는 배경이다. 골목 곳곳에 주요 클럽·음식점이 포진한 탓에 광장이 아닌 골목으로 사람이 모이는 지역적 특성도 문제를 키웠다.

◇초동 대처 미흡=29일 압사 사고에 대한 최초 119 신고는 오후 10시 15분 접수됐다. 10분도 안 돼 용산소방서, 중부소방서 등 용산 관내 구급 차량이 총출동했다. 용산소방서에서 사고현장까지는 2.9㎞로 10분 남짓 걸리는 거리지만, 이날 현장에 십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인 탓에 구급차 등이 신속히 접근하기 어려웠다. 구급대원들이 구조활동을 시작한 시간은 신고 시각보다 약 40분 뒤였다.

◇주최자 없는 축제에 안전관리 사각지대 발생=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축제다 보니,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자도 없었다. 안전사고 예방 활동엔 비상 차량 동선 확보, 지도·점검, 안전관리 계획 설립 등이 포함된다. 경찰 역시 “공식적 축제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주변 차로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교통 일반 관리, 순찰을 위해 사전에 배치된 경력은 137명에 불과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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