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험 현장’ 보고도, ‘사고 징후’ 듣고도… 안전대책은 없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지난 29일 사고 현장 일대를 경찰, 구청 등이 CCTV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별도의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CTV를 통해 인원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장면을 보고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자, 참사가 일어나는 장면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즉각적인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셈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CCTV 있었지만 ‘안전불감’
골목 주변 2대·이태원역 14대
24시간 감시카메라 곳곳 설치
인파 확인에도 사실상 손놓아
지하철 무정차통과 조치 안해
일방통행 등 현장관리도 부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지난 29일 사고 현장 일대를 경찰, 구청 등이 CCTV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별도의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CTV를 통해 인원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장면을 보고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자, 참사가 일어나는 장면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즉각적인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셈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참사는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15m 떨어진 골목에서 발생했다. 골목으로부터 우측으로 30m가량 떨어진 인도에는 주정차위반 단속을 위한 회전형 CCTV가 설치돼 있다. CCTV는 8m가량 높이에 있고, 촬영 범위는 주변 100m로 명시돼 있다. 카메라 설치 목적은 각종 범법행위 단속 및 예방으로 24시간 연속 촬영 및 녹화가 가능하다.
구청에 따르면, 주정차위반 단속 CCTV이지만, 용산경찰서 직원 1명이 관제센터에 파견돼 있어 경찰도 해당 CCTV 실시간 모니터링을 함께할 수 있다. CCTV 관리 주체는 용산구청으로, 모니터링은 용산통합관제센터에서 가능하다. 다만 이에 대해 용산서 관계자는 “인파가 너무 많으면 CCTV를 봐도 판단이 잘되지 않는다”며 “주정차단속 CCTV는 우리 담당도 아니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하느라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도로를 비추는 CCTV는 한 대 더 있었다. 사고 현장에서 500m 떨어진 녹사평대로에는 경찰청이 관리하는 교통관리 CCTV가 있다. 이 CCTV를 보면, 참사 골목 인근 이태원역 방면 교통 및 인파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카카오맵 등에서 누구나 CCTV 영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내부에는 이태원 역사에서 관리하는 CCTV가 총 14대 설치돼 있었다. 실시간 영상은 이태원역 정보안내센터에서 볼 수 있다. 인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통행이 지체되는데도 이태원 역장은 사고 당일 6호선 이태원역 지하철 무정차 통과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
경찰 등이 손을 놓은 사이 시민들은 SNS에서 글을 공유하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29일 오후 10시쯤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 ‘이태원 압사사고’와 관련해 글과 영상들이 우후죽순 올라왔다. A(30) 씨는 10시 30분쯤 ‘이태원 압사사고’라는 말이 하나 올라온 것을 확인했고, 누나가 이태원에 가 있던 그는 11시 11분 네이버의 녹사평역 쪽 CCTV를 통해 119 구급대가 몰린 것을 확인했다. 같은 날 10시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이태원의 사고 직전 거리를 공유하는 영상들이 마구잡이로 올라왔다. 인스타그램에 ‘집에 가고 싶다’며 해밀톤호텔 근처 골목 인파 속에 갇혀 있는 스토리를 게재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경찰이 일방통행이라든지 현장에서 안전 관리를 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며 “사고 골목에서 지하철역이 가까운 것도 통행량이 폭증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김보름·이예린 기자 fullmoon@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태원 참사가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학살”이라는 변호사
- 배우 이지한·치어리더 김유나, 이태원 참사에 희생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할 수 없다”…관객 폭언·몸싸움
- [단독] CCTV로 지켜봤지만…손 놓고 있었다
- ‘한국 소식 들었나’ 연락에 무너진 미국인 아버지...“수억 번 찔린 것 같아”
- 사람 깔렸는데 “남녀 네다섯이 ‘밀어, 밀어’”...생존자가 전한 아비규환 현장
- “집순이 우리 손녀, 얼마나 악바리같이 살았는데… 너무 불쌍해”
- [속보]‘이태원 참사’ 사망자 154명으로 늘어 … 153명 신원 확인
- 김원웅 전 광복회장 투병 중 별세 … 빈소 없이 가족장으로
- 배우 이지한 사망…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