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1억번 찔린 듯"…이태원 외국인 사망자 가족들의 슬픔
지난 29일 밤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압사 사고 관련 외국인 사망자가 26명으로 집계됐다. 자국민 사상자가 발생한 각국은 희생자 신원 확인과 함께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31일 각국 정부 발표와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외국인 사망자에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대학생, 근로자 등을 비롯해 10대도 포함됐다.
한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사고의 외국인 희생자는 총 14개국 26명이다. 이 가운데 이란인 사망자는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과 러시아의 사망자는 각각 4명, 미국인 2명, 일본인 2명으로 집계됐다.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사망자는 각각 1명이다.
이란 외무부는 30일(각 현지시간) 이란인 사망자 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주한 이란대사관은 한국 경찰 당국으로부터 자국민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했고, 사망자들은 심정지 상태로 서울 소재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부상자는 1명으로 병원 치료 후 귀가했다고 전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주한 이란 대사관은 사건 발생 초기부터 이란 국민들의 상태와 부상 또는 실종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며 대사관을 중심으로 사상자에 대한 대응 및 후속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인 사망자 중에는 한국에서 거주 중인 외국인 근로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조지아 출신 대학생 스티븐 블레시와 켄터키대 간호학과 여학생 앤 기스케가 참변을 당했다.
블레시의 아버지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사고가 일어나기 30분 전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고, 아들이 외출 중이라는 답변에 조심하라고 했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일 밤 아들과 연락을 시도하던 중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며 "온몸이 1억 번 찔리는 듯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NYT에 따르면 동아시아 국제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었던 블레시는 한국 유학 두 달여 만에 사고를 당했다.
엘리 캐필루토 켄터키대 총장은 30일 성명에서 "이번 학기 해외 교육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 유학 중이던 3학년 기스케가 이태원 사고 현장에 있었다"며 "기스케와 함께 있었던 다른 학생 2명과 교직원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스케는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자 가족에게 연락했고, 학교 측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사망자 소식에 트위터를 통해 "서울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 가운데 적어도 2명이 미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히고, 사망자 유가족에게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고 부상자들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했다. 미국인 부상자는 3명이다.
일본에서는 10대 사망자가 나왔다. 일본 외무성을 이태원 사고 관련 일본인 10대와 20대인 여성 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10대 사망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20대 사망자는 홋카이도 출신으로 지난 6월부터 한국어 공부를 위해 서울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NHK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인 도미카와 아유무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태원 사고 소식을 듣고 딸과 계속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딸의 전화는 한국 경찰이 받았고, 그제야 딸이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도미카와씨는 딸이 무사하기를 기원했지만, 30일 오후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딸의 사망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31일 오전 주검이 된 딸을 만나고자 아내와 함께 서울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그는 자택 앞에 있는 기자들에게 "빨리 딸을 만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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