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카이스트·지스트는 교원소청위에 행정소송 못해"

기사내용 요약
"학교의 설립목적이나 공공적 성격의 정도 등 두루 고려해야"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과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교원지위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카이스트가 구 교원지위법 제10조 3항에 대해 낸 위헌소원 사건과 카이스트와 지스트가 각 교원지위법 제10조4항에 대해 낸 위헌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구 교원지위법 제10조3항은 '교원,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등 당사자'에 포함되지 않는 카이스트 총장이 교원소청심사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카이스트는 소속 한 교원은 영년직 교수 임용에 미달하자 교원소청심사를 거쳐 '미달 결정 취소'라는 판단을 받았다. 이에 카이스트가 행정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은 원고적격이 없다고 보고 각하 판결했다.

이에 카이스트는 재판청구권이 침해됐다며 당시 적용되던 교원지위법 제10조3항에 대해 위헌확인 청구를 제기한 것이다.

교원지위법은 지난해 3월 개정됐다. 개정 교원지위법 제10조4항은 공공단체는 교원소청심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됐다. 공공단체인 카이스트와 지스트는 교원소청심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후 카이스트와 지스트는 개정된 교원지위법 제10조4항에 대해서 위헌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위헌확인 소송은 전제되는 재판이 진행 중이지 않은 상태로 제기할 수 있다.

헌재는 "카이스트 총장이나 지스트가 교원소청심사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을 두고 입법형성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합헌 판단했다.

이어 "교원의 신분보장을 둘러싼 재판상 권리구제절차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학교의 설립목적과 공공적 성격의 정도, 국가의 감독 수준 등을 두루 고려해 정할 수 있는 것으로 입법 정책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은애·이종석·문형배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교원지위부존재확인 등 민사소송을 통한 구제수단은 카이스트 총장이나 지스트의 권익을 구제할 실효적인 권리구제수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2006년 2월 사립학교법인은 교원소청심사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구 교원지위법 제10조3항에 대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위헌결정을 한 바 있다.

헌재는 이번 결정을 통해 "교원의 신분보장을 둘러싼 재판상 권리구제절차가 반드시 근로 관계의 법적 성격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고 학교의 설립목적이나 공공적 성격의 정도 등을 두루 고려해 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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