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KS 랜딩⑭] 마음껏 상상하고 당차게 나아가라… 내가 주인공이 되는 그 순간을

김태우 기자 2022. 10. 3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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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혜성처럼 등장해 36개의 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구원왕에 오른 하재훈(32‧SSG)은 자신만의 이미지트레이닝 방법이 있었다.

하재훈은 "7회쯤부터 이미지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벤치에서 그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하재훈은 "3구 안에 승부를 보려고 한다. 볼카운트가 몰리면 어차피 불리해진다. 스윙 세 번 힘껏 돌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면서 "계속해서 많은 상황을 그려보고 있다. 결국 타석에서 떨지 않아야 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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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재훈(왼쪽)과 전의산은 경기 막판 SSG의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9년 혜성처럼 등장해 36개의 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구원왕에 오른 하재훈(32‧SSG)은 자신만의 이미지트레이닝 방법이 있었다. 마무리투수는 보통 나갈 상황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하재훈은 “7회쯤부터 이미지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벤치에서 그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3년 뒤, 이번에는 반대의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는 하재훈이다. 올해 타자로 전향했기 때문이다. 투수로 뛸 때는 타순을 보고 자신이 어떤 타자, 혹은 어떤 대타와 상대해야 할지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투수와 상대해야 할지, 혹은 상대의 투수 교체로 자신이 출전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정반대의 일이지만, 원리와 기본은 같다.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끔 최대한 많이 준비하고, 최대한 많이 상상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이나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는 의외의 ‘미친 선수’가 등장해야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주축 선수들은 어차피 철저하게 분석되어 있고, 철저하게 경계된 채로 경기를 치른다. 이를 이겨내지 못하는 선수들이 제법 많다. 이 꽉 막힌 흐름을 풀어나가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한 방이 있는 대타들이 시리즈 운영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다.

SSG는 모든 주축 선수들이 부상 없이 정상적으로 한국시리즈에 대비한다. 주전 선수들이 모두 대기할 수 있는 가운데 김강민 오태곤은 상대 선발에 따른 상성에 따라 선발로 나가는 준주전급 선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경기 막판 한 방이 필요할 때 추가로 꺼내들 수 있는 대타 자원이 승부처를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 SSG는 우타로는 하재훈, 좌타로는 전의산에게 그 임무를 기대하고 있다.

두 선수는 올해 SSG 야수진이 발견한 나름의 수확이었다. 전의산은 모처럼 등장한 20대 초반의 어린 거포였다. 시즌 77경기에서 13개의 홈런과 45타점을 수확했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는 0.797, 득점권 타율은 0.323으로 만만치 않았다. 뒤로 갈수록 집중견제에 타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큰 것 한 방을 칠 수 있다”는 인식을 투수들에게 심어주기는 충분했다. 특히나 우완들은 경계를 할 수밖에 없는 선수다. 대타 타율도 0.300으로 나쁘지 않았다.

야수로 전향한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하재훈도 떨어지는 타율과 별개로 펀치력을 과시했다. 하재훈은 시즌 114타석에서 6개의 홈런을 쳤다. 정확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역시 걸리면 넘어갈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특히 키움의 좌완들을 영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선수다. 하재훈은 올해 좌완을 상대로 타율 0.294, 장타율 0.647이라는 힘을 뽐냈다.

두 선수들도 안다. 자신이 주전으로 나가는 한국시리즈를 상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 많은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 한 번의 스윙으로 모든 것이 판가름나는 ‘올인’의 승부가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간을 상상하고, 고대하고, 또 벼른다.

하재훈은 “3구 안에 승부를 보려고 한다. 볼카운트가 몰리면 어차피 불리해진다. 스윙 세 번 힘껏 돌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면서 “계속해서 많은 상황을 그려보고 있다. 결국 타석에서 떨지 않아야 한다”고 미소 지었다. 첫 포스트시즌 경험을 기다리는 전의산은 차라리 설레는 얼굴이다. 전의산은 “승부처나 중요한 상황 등에 나서는 것을 많이 상상해봤다. 재미가 있을 것 같더라”면서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겠다”고 다짐했다. 주인공이 될 기회는 반드시 온다. 마음껏 상상하고, 준비한대로 당차게 휘두르는 후회 없는 시리즈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SSG 2022년 한국시리즈 예상 엔트리

투수 : 김광현, 서진용, 김택형, 이태양, 오원석, 최민준, 장지훈, 고효준, 노경은, 폰트, 모리만도, 문승원, 박종훈

포수 : 김민식, 이재원

내야수 : 박성한, 김성현, 최주환, 전의산

외야수 : 최지훈, 김강민, 한유섬, 오태곤, 라가레스, 추신수, 하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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