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이준열사기념관은 한국의 역사 문화영토”

박현수 기자 2022. 10. 3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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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하듯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이준열사기념관은 한국의 역사 문화영토입니다."

송 관장은 "이준열사기념관은 유럽에 있는 유일한 역사기념관으로 초·중·고 교과서에 실려 후손들이 기려야 한다"며 "국가보훈처와 국사편찬위원회, 독립기념관 등을 찾아 교과서에 기념관 사진이라도 실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중히 요청했다"고 한국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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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유일 독립운동 유적지”… 방한한 송창주 이준열사기념관장

사재 털어 ‘역사의 호텔’ 매입

정·재계 후원받아 1995년 개관

“이준 열사, 회의장 못들어간건

日 방해 있었지만 힘 없었기 때문

교과서에 실려 후손이 기려야”

글 · 사진 =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하듯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이준열사기념관은 한국의 역사 문화영토입니다.”

헤이그에서 순국한 이준 열사 숙소를 사비를 들여 헤이그시로부터 구매해 기념관을 설립, 27년째 관장을 맡고 있는 송창주(83·사진) 이준열사기념관 관장. 그는 지난 28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준 열사가 고종 황제의 특사로 파견됐으나 만국평화회의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일본의 방해 때문이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힘과 실력이 없으면 평화도 조국도 없다(No Power, No Peace)”고 강조했다.

송 관장은 “이준열사기념관은 유럽에 있는 유일한 역사기념관으로 초·중·고 교과서에 실려 후손들이 기려야 한다”며 “국가보훈처와 국사편찬위원회, 독립기념관 등을 찾아 교과서에 기념관 사진이라도 실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중히 요청했다”고 한국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이준 열사는 지난 1907년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일본의 대한제국 침략을 규탄하고 일본이 강제 체결한 을사늑약이 무효임을 알리기 위해 이상설, 이위종 대표와 함께 고종 황제 특사로 파견됐다. 그러나 일본의 방해로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고, 이에 이 열사는 ‘왜 대한제국은 제외하는가’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언론에 발표해 항의하는 등 연일 애통해하다가 당시 머물렀던 ‘더 용(De Jong)호텔’에서 순국했다.

송 관장은 이후 85년간 잊어졌던 이 호텔 건물을 발굴했다. 1992년 이 건물의 사연이 실린 현지 신문 기사를 보고 “유럽 유일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이대로 둬선 안 되겠다”고 결심, 사재를 털어 건물 매입에 나섰고, 국가보훈처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의 후원을 받아 이준 열사와 특사단의 흔적과 자료, 유품 등을 수집해 1995년 8월 개관했다. 상해임시정부청사 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해외독립운동유적지 보존사업으로서 민족정기 보존뿐 아니라 한국문화의 유럽 전초기지 건설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일본에 의해 계속되는 역사 왜곡, 일본군위안부 문제, 남북분단, 6.25전쟁, 독도 문제, 그리고 세계에 흩어진 탈북자 문제 등의 뿌리가 바로 을사늑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잊어버리면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된다’는 격언이 있어요. 우린 과거 치욕스러운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돼요.”

오는 11월 17일은 을사늑약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체결된 지 117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기해 송 관장은 해마다 11월 한 달 동안 ‘잊지 말자’의 뜻을 담은 에델바이스 꽃 배지를 기념관 방문객들에게 달아주는 ‘잊지 말자 을사늑약’운동을 전개한다. 송 관장은 “독도는 국민이 보존하고 지키려 하고 정부도 예산을 들여 전 세계에 홍보도 하지만, 항일독립운동의 시발점이자 촉매제 역할을 한 이준 열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3층으로 조성된 기념관에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7000여 명이 방문하는 등 지난 27년간 9만여 명이 방문해 네덜란드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송 관장 부부는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다. 송 관장은 평안남도 평원이 고향으로 이화여대를 나와 이화여고 교사를 하다 1972년 상사 주재원이던 남편 이기항(86) 씨를 따라 네덜란드로 가 암스테르담 한글학교 초대 교장도 지냈다. 남편 이 씨는 평안북도 강계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네덜란드에서 한국 상품을 유럽에 진출시키는 일을 해왔으며, 네덜란드 한인회 회장을 지냈고, 이준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송 관장 부부는 한-네덜란드 수교 60년을 맞아 네덜란드에 작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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