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로에 만전. 정부 당국은 ‘내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 집중해야”

이재명 “민주당도 국민 생명과 안전 지키는 공당… 책임에 깊이 사죄”
박홍근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소방청에서 참사 경위와 수습 대책 보고 받을 예정”
정청래 “하늘이 무너진 것도, 땅이 꺼진 것도 아닌데…길 가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 잃어”
고민정 “슬퍼할 줄 모르는 정부, 미안해할 줄 모르는 정부… 감당하기 참 어렵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31일 ‘이태원 참사’ 수습이 최우선인 만큼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면서도 책임 있는 자들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발언에서 “민주당도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다하는 공당”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책임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 이 대표는 “참으로 황망한 상황을 맞이한 유가족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뉴스를 통해 안타까운 상황을 보며 상처 입으신 국민들께서도 빠른 시일 안에 치유되고 마음의 안정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그렇게 되도록 민주당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위로와 사건의 수습에 만전을 기할 때”라며 “그에 이어서 왜 이런 참혹한 사태가 벌어졌는지, 앞으로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사후 조치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지금은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 할 때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 당국도 ‘나는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 이런 태도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게 아니라 낮은 자세로 오로지 국민을 위하고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가운데) 등 당 지도부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부 당국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며 “국회도 초당적으로 신속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행정안전위원회를 열어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 소방청에서 참사 경위와 수습 대책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관계 기관의 수습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과 국회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공식 보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믿기지 않는 참사를 접한 국민은 참담한 심정으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느냐’고 되묻는다”며 “비극적인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정확히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것도 국회의 책무”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지적도 많다”며 “사전 예방조치나 현장 안전관리, 사전 초동대처의 미흡이 없었는지 살펴 국민적 의구심과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민주당은 국민과 연대하며 극복할 것”이라며 “사고 현장에서 절박한 순간에 힘을 보탠 시민들과 일선에서 노력을 다해주신 분들의 헌신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한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최고위원은 “하늘이 무너진 것도, 땅이 꺼진 것도, 건물이 무너진 것도, 불이 난 것도 아닌데”라며 “그냥 길을 가다가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최고위원은 “주최 측이 없는 행사였다고 말하지 말라”며 “‘재난안전법’에 따르면 지역 축제 개최 시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안전 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외국인의 ‘where is the police?’이라는 절규가 있었다”며 “생사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국가의 생명줄은 너무도 멀리 있었다. 원통하고 비통하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생때같은 목숨을 황망하게 잃지 않기 위해 참사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철통같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그것이 희생된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내세웠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어제 밤늦은 시간에 희생자 한 분의 빈소에 다녀왔다”며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분의 따님이었다”고 운을 뗐다.

고 최고위원은 “어제 오늘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가 진심 어린 사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궁금한 게 많고, 의혹도 많고, 어떤 예방과 대비책이 정부에 있었는지 따져 묻고 싶은 것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과 함께 아픔을 공감하지 않는 정치인과 무능한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슬퍼할 줄 모르는 정부, 미안해할 줄 모르는 정부 감당하기 참 어렵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