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장 “남편에 대한 공격으로 트라우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자택에 침입한 괴한이 남편을 공격한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29일 밤(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폭력적인 남성이 우리 집에 침입해 나와 대면할 것을 요구하고, 남편 폴을 잔인하게 공격했다”며 “우리 아이들, 손주들과 나는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으로 비탄과 트라우마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는 전날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펠로시 의장을 해할 목적으로 침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괴한에게 둔기로 맞아 두개골 등의 부상을 당했다. 당시 괴한은 여러 차례 ‘낸시는 어디 있느냐’며 워싱턴에 머물고 있던 펠로시 의장을 찾았다.
펠로시 의장은 성명에서 “여러분의 따뜻한 기도가 우리 가족에게 위안이 되고 폴이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그의 상태는 나아지고 있다”고도 밝혔다.
펠로시 의장 남편에 대한 이번 공격은 미국에서 정치인들에 대한 테러 위협이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충격을 던졌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도 이번 사건을 규탄하며 펠로시 의장에 위로를 보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고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 중간선거, 브라질 대선,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 등에 대해 글을 올렸지만, 펠로시 의장의 남편에 대한 공격과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나 측근들은 하원의장 남편에 대한 공격을 의문시하거나 폴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트위터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롯한 우파 성향 이용자들은 펠로시 의장에 대한 공격이 “가짜 깃발 작전”이라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열세를 뒤집으려는 공작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젠 이스털리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 국장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 중간선거와 관련해 “위협 상황이 매우 복합적”이라며 “사이버 위협, 허위 정보, 내부자에 의한 위협, 선거 관리자와 투표소, 유권자에 대한 괴롭힘과 협박 및 폭력에 따른 위협 등이 있는데 이런 행동은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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