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아들 잃은 미국 아버지 “수억번 동시에 찔린 느낌”

김선영 기자 2022. 10. 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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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이태원 참사로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고 수억 번 동시에 찔린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습니다."

15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20세 아들을 잃은 스티브 블레시(62)가 30일 뉴욕타임스(NYT)에 토로한 심경이다.

블레시는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서울 한양대에 유학을 간 차남 스티븐(20)이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 2명 중 1명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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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출신 메이 사망

아버지 “한국을 좋아한 아이”

“아들이 이태원 참사로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고 수억 번 동시에 찔린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습니다.”

15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20세 아들을 잃은 스티브 블레시(62)가 30일 뉴욕타임스(NYT)에 토로한 심경이다. 이번 참사로 14개국에서 26명의 희생자가 나오며 비보를 전해 들은 외국인 희생자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들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블레시는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서울 한양대에 유학을 간 차남 스티븐(20)이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 2명 중 1명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블레시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앨라배마주의 대학에 다니는 장남 조이를 데리러 애틀랜타 외곽에서 출발해 운전하는 중”이라며 “아무 감각 없이 망연자실하고 동시에 엄청난 충격”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 케너소주립대에 다니던 스티븐은 두 달 전 한국에 와 가을학기부터 한양대에 교환학생으로 수학했다. 그는 최근 중간고사를 마치고 친구들과 이태원에 놀러 나갔다가 인파에 휩쓸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미국인 희생자는 켄터키대 간호학과 3학년생인 앤 기스케(20)로 확인됐다. 앤 역시 한양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앤은 학교 내에서 가톨릭 학생 동아리에 속해 있었다. 동아리 학생들은 이날 학교에 모여 앤을 추모하는 기도회를 가졌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이번 압사 참사로 딸 도미카와 메이(富川芽生·26)를 떠나보낸 일본인 아버지 아유무(步·60)는 아사히(朝日)신문 인터뷰에서 “사고 소식을 접하고 딸에게 ‘위험하다’고 말하려고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아직 자는 줄 알았는데 설마 현장에 있었다니”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홋카이도(北海島) 출신인 메이는 올해 6월 한국어 공부를 위해 서울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딸과 계속 통화를 시도했는데, 한국 경찰이 받아 “(사고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고 설명해 딸이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딸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기다렸지만, 전날 저녁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일본인 희생자 2명 중 한 명이 딸 메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딸은) 정말 한국을 좋아했고 즐기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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