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성폭행범 ‘수원 발바리’ 박병화 화성에 거주...지역주민 반발
수원에서 연쇄성폭행 범행을 저질러 ‘수원 발바리’라 불리는 박병화(39)가 31일 출소해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병화의 출소를 앞두고 과거 거주지이면서 주요 범행 장소였던 수원시 주민들의 여론이 들끓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화성시에 거주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화성시와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오전 ‘성범죄자 알림e’(www.sexoffender.go.kr) 사이트를 통해 박병화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정보에는 박병화의 이름과 나이, 신장, 체중, 사진, 주소(주민등록 주소와 실제 거주지), 전자장치 부착 여부, 성폭력 전과 등이 기재돼 있다.
사진은 출소 당일인 이날 촬영한 것으로 정면과 좌·우 측면, 전신 등 4장이다. 전자발찌는 2032년 10월말까지 10년 동안 착용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실제 거주지는 화성시 봉담읍 소재 원룸으로 파악됐다. 이곳은 근처에 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정명근 화성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봉담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부는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군사 작전하듯 새벽에 화성시로 이주 조치하고 일방적으로 통지했다”며 “화성시민은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의 거주를 결사반대하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거주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더라도 연쇄 성폭행범과 이웃으로 지내야 하는 끔찍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법무부는 성범죄자 출소 때마다 지속해서 제기돼 온 문제인 만큼 출소 후 거주 지역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시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주민 설명회를 통해 “박병화가 임대차 계약한 건물의 주인은 아마 성범죄자인지 모르고 계약한 것 같다. 아직 공식 전입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무부에 강력하게 화성시의 의지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기자회견 직후 박병화가 거주할 원룸으로 이동해 가두시위를 이어갔다. 그는 원룸 앞에서 “모친이 월세 계약 과정에서 박병화의 거주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계약한 것을 명분으로 강제 퇴거가 가능한지 계약서 사본을 입수해 검토 중”이라며 “원룸 앞에는 순찰 초소를 만들어 경찰과 시 기동순찰대, 법무부 관계자 등이 동태를 살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두시위 참가자들은 “지역 주민 무시한 법무부를 규탄한다”, “박병화는 퇴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법무부는 앞으로 박병화에게 전담 보호관찰관을 배치해 밀착 감시하고, 핫라인을 구축해 경찰·지자체와 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다. 또 보호관찰소 신속수사팀을 활용해 준수사항 위배 여부를 감시하게 된다.
박병화는 성충동 조절 치료, 외출제한(0∼6시), 성폭력 치료 160시간, 다수 거주 건물 출입시 사전보고 등을 준수해야 한다. 경찰도 여성·청소년 강력팀을 특별대응팀으로 지정하고 주거지 인근에 방범카메라(CCTV) 등을 확충할 방침이다.
박병화는 지난 2002년 1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수원시 권선·영통구 일대의 빌라에 침입,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출소하면 수원시의 갱생보호시설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돌면서 수원시가 반대 입장을 전달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30일 박병화의 거주지와 관련 “본인·가족이 결정한 주거지에 거주할 것”이라며 “법무부 산하 갱생보호시설에 거주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법무부가 성범죄 전과자의 주거지 결정에 관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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