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용산구, 핼러윈 인파 대책 단 한줄…“옥외영업준수 협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사고 3일 전 경찰과 구청 등 유관 기관이 모여 '핼러윈 데이' 대비 '4자 회의'를 열고도 정작 대규모 시민 밀집에 따른 '안전관리 대책'은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0만 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임시 대피로를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에 사실상 손을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사전회의 열고도 안전대책 無
10만명 이상 인파 예고됐는데
범죄예방·방역수칙 준수 초점
‘야외 테이블·파라솔 점검’만
임시대피로 설치 등 대비 안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사고 3일 전 경찰과 구청 등 유관 기관이 모여 ‘핼러윈 데이’ 대비 ‘4자 회의’를 열고도 정작 대규모 시민 밀집에 따른 ‘안전관리 대책’은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0만 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임시 대피로를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에 사실상 손을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경찰 및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사무실에서 핼러윈 데이 대비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경찰, 구청, 이태원역장, 연합회 등 4자가 참석했다. 용산경찰서 112·여성청소년·형사과장, 이태원 파출소장 등이 참석했고, 구청 등에서도 담당자가 참석했다고 한다.
문화일보 취재진이 확보한 간담회 회의 자료를 보면, 대규모 인파 관련 내용은 “옥외영업 준수를 협조해달라”고 당부하는 한 줄에 불과했다. 구청 등은 “불법 옥외 영업장에 있는 시설물(테이블, 의자, 파라솔 등)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하고 이같이 점검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대피로 설치나 안전관리 인력 배치 등은 전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이마저도 이태원 일대 상인들에게 제대로 전파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회원 수는 900여 명으로 전체 상점 수의 절반도 되지 않아 전파가 잘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파 쏠림 관련해서는) 테이블을 바깥에 내놓고 영업하는 행위 등을 계도하고 치웠다”며 “지하철 계단에서의 압사 사고를 유의해 역장이 재량껏 무정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핼러윈 대비 회의에서 경찰 대응 초점은 범죄 예방에만 맞춰졌다. 3년 만의 ‘노 마스크’ 축제가 열려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엉뚱한 내용으로 회의를 한 셈이다. 실제 경찰은 성범죄 및 마약범죄 관련 신속 검거와 범죄 예방에 힘쓰기로 했다. 축제 당일 대규모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이태원 지하철 역사 내 범죄 발생 시 대처 방안도 논의했다. 클럽과 주점 내 성범죄 예방 포스터 부착 등도 하기로 했다. 용산경찰서는 핼러윈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경찰기동대 인력 137명을 투입했는데, 이마저도 마약 단속 등 치안 위주의 배치였다.
용산구 역시 인파 쏠림이 아닌 방역수칙 준수와 식중독 예방 등을 주안점으로 삼았다. 용산구는 △방역관리자 지정 및 권장 방역수칙 안내 △사람 간 거리유지(테이블 간 1m 이상 거리두기, 좌석 한 칸 비우기 등) △유흥시설에서 춤추고 노래 부를 때 마스크 착용, 식당과 카페에서 대화할 때 마스크 착용 △손 씻기 △1일 3회(회당 10분) 이상 환기 및 1일 1회 이상 손잡이 등 소독 등을 관련 기관에 안내했다. 용산구 관계자는 인파가 몰리는 경우 대책이 왜 없었냐고 묻자 “26일 간담회는 주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간담회였다”며 “내용은 주로 생활 방역 수칙 참여 및 홍보 협조나 안전사고 방지, 마약류 매매활성 방지 교육 정도만 했다”고 해명했다.
용산구는 사고 이틀 전인 27일에는 자체 회의만 개최한 뒤 28일 ‘핼러윈 데이 안전이 최우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 외 별다른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 용산구는 핼러윈데이 종합상황실을 운영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데 대해 즉각적으로 추가 조치를 하지 못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CCTV로 지켜봤지만…손 놓고 있었다
- 이태원 참사가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학살”이라는 변호사
- [속보]‘이태원 참사’ 사망자 154명으로 늘어 … 153명 신원 확인
- 배우 이지한·치어리더 김유나, 이태원 참사에 희생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할 수 없다”…관객 폭언·몸싸움
- ‘한국 소식 들었나’ 연락에 무너진 미국인 아버지...“수억 번 찔린 것 같아”
- 미국은 ‘차 없는 거리’, 일본은 ‘심야 술 금지’로 핼러윈 대비했다는데…
- 김원웅 전 광복회장 투병 중 별세 … 빈소 없이 가족장으로
- 배우 이지한 사망…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다
- 사람 깔렸는데 “남녀 네다섯이 ‘밀어, 밀어’”...생존자가 전한 아비규환 현장